李 ‘4.5일제’엔 “171일 쉬어 과도”, 金 ‘핵 기술’엔 “고위험 전략”…대선 공약평가 토론회
“탄산이 없는 사이다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번 대선이 12·3 비상계엄 여파와 뒤이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급하게 치러지는 까닭에 주요 후보의 공약이 부실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공약 수준을 넘는 비전을 기대했지만, 비전이라기보다는 그냥 실천 정책 수준”(김봉제 서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공약 자체가 구체성을 갖고 나온 게 아니라는 한계점”(하현상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등의 지적이 나왔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정책학회 소속 26명의 교수가 지난달 14일부터 38일간 8개 분과로 나눠 공약을 평가한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공약이 평가 대상이다. 각 후보의 공약집이 아직 안 나온 만큼 10대 정책공약과 토론회 발언, 언론 인터뷰 등을 토대로 평가했다.

“전투기 몸통에 총탄 많다고 몸통 보완하나”
이재명 후보는 AI 대전환을 통해 ‘AI 3강’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밝히며, AI 민간 투자 100조원 시대 개막과 AI 데이터센터 건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개 이상 확보를 공언했다. 김 후보는 글로벌 최첨단 AI 융합센터 구축, 차세대 AI 원천기술 개발 지원, AI 스타트업 성장 펀드 조성 등을 AI 공약으로 발표했다. 이준석 후보는 별도의 AI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상직 변호사는 “공약의 창의성과 혁신성이 떨어지는데, 외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을 위주로 참고해 온 탓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차 세계대전 때 돌아오는 전투기를 보니 대부분 꼬리와 몸통에 총탄을 맞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꼬리와 몸통을 보완해야 할까? 정책결정자라면 조종석과 엔진을 보완해야 하는 것”이라며 “AI 시장에 대한 분석이 정확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AI 스타트업 '42마루'의 김동환 대표는 “앞으로 AI 고급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공약에 전혀 안 담겨있다”고 했다.

김 후보의 외교안보 공약에 대해선 “고위험·고비용 전략이 많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는 핵추진 잠수함을 개발하고 북핵 위협 가중시 전술핵 재배치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식 핵공유 추진 등의 북핵 억제력 강화를 공약으로 발표했다. 핵 잠수함 개발, 핵무기 설계 기술 축적 등도 포함됐는데, 평가단은 “국제법적 제약, 대미 협상, 기술적 난제, 갈등 관리 측면에서 상당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공계 출신임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이준석 후보에겐 오히려 과학기술 공약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이 후보가 내놓은 국가과학영웅 우대 제도 공약에 대해 평가단은 “우수 인재에 대한 보상에 집중한 접근은 중장기적 인력 양성, 연구 환경 개선, 기초과학 지원 확대 등 보다 근본적인 과제에 대한 대응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고 했다.
“지방 촬영시 환급해주면 균형발전·콘텐트 진흥 도움”

토론회에선 정책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토론자로 참석한 콘텐트 제작사 '테오(TEO)'의 이동찬 이사는 국가균형발전과 콘텐트 제작 진흥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정책을 제안했다. 이 이사는 “지역에 가서 촬영할 경우 제작사들의 비용 부담이 크다”며 “미국도 조지아주나 LA가 자신들의 지역에서 촬영하면 제작비를 줄여주는 정책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균형발전 취지에서도 지역에 가서 콘텐트 제작을 할 땐 일부 제작비나 지역에서 쓴 돈을 환급해주는 제도가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정인 중앙대 교수(경제학)는 환경부를 기후환경부로 개편해서 재난에 대비하자는 김 후보의 공약에 대해 “경험과 노하우를 많이 가지고 있느냐. 실질적으로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며 “기존 부서를 격상하는. 예를 들어서 산림청을 산림부 격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정책학회(회장 박형준 성균관대 교수) 대선 정책공약 평가단
▶총괄=이석환 국민대 교수(단장), 남태우 성균관대 교수(부단장), 이인원 서울시립대 교수 (부단장)
▶사회복지=신동면 경희대 교수, 조경훈 방통대 교수, 원소윤 중앙대 교수 ▶보건의료=주효진 가톨릭관동대 교수, 박수현 차의과학대 교수, 황석준 국립공주대 교수 ▶교육문화=금현섭 서울대 교수, 김영록 강원대 교수, 박성민 성균관대 교수 ▶정치행정사법개혁=하현상 국민대 교수, 박상철 영남대 교수, 이진수 서울대 교수 ▶외교안보=정준호 전북대 교수, 정헌주 연세대 교수 ▶과학기술=김창완 중앙대 교수, 안준모 고려대 교수, 김영재 명지대 교수 ▶경제산업=우윤석 숭실대 교수, 홍순만 연세대 교수, 이동규 동아대 교수 ▶노동환경=김창수 부경대 교수, 최유진 이화여대 교수, 김정은 서울대 교수
▶사회복지=신동면 경희대 교수, 조경훈 방통대 교수, 원소윤 중앙대 교수 ▶보건의료=주효진 가톨릭관동대 교수, 박수현 차의과학대 교수, 황석준 국립공주대 교수 ▶교육문화=금현섭 서울대 교수, 김영록 강원대 교수, 박성민 성균관대 교수 ▶정치행정사법개혁=하현상 국민대 교수, 박상철 영남대 교수, 이진수 서울대 교수 ▶외교안보=정준호 전북대 교수, 정헌주 연세대 교수 ▶과학기술=김창완 중앙대 교수, 안준모 고려대 교수, 김영재 명지대 교수 ▶경제산업=우윤석 숭실대 교수, 홍순만 연세대 교수, 이동규 동아대 교수 ▶노동환경=김창수 부경대 교수, 최유진 이화여대 교수, 김정은 서울대 교수
윤성민.이창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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