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9등급 토트넘, 수능 만점
![22일(한국시간)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유를 꺾고 우승한 토트넘 선수들이 열광하는 팬들 앞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올 시즌 EPL과 컵 대회에서 모두 부진했던 토트넘은 반전 드라마를 펼치며 17년 ‘무관’의 한을 풀었다. [EPA=연합뉴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23/2a2d0426-9224-4c86-931f-f1d094052f3d.jpg)
부진 끝에 일군 우승이라서 더욱 극적이다. 올 시즌(2024~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토트넘은 강등권(18~20위)을 가까스로 면한 17위에 그쳤다. FA(축구협회)컵, 리그컵 등 각종 대회에서도 일찌감치 탈락했다. 유로파리그는 토트넘에 남은 유일한 명예회복 기회였다. 그 기회를 붙잡았고,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우승팀에 주어지는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행 티켓까지 따냈다.

축구 변방의 지도자였던 포스테코글루는 빅리그 EPL에서 고전했다. 부임 첫 시즌인 2024~25시즌에 토트넘을 EPL 5위에 올려놓았지만, 2년 차인 올 시즌에는 전술을 간파당하면서 추락했다. 부상 악재도 겹쳤다. 손흥민, 제임스 매디슨(29), 데얀 쿨루셉스키(25), 라두드라구신(23), 루카스 베리발(19) 등 주축 선수들이 시즌 내내 돌아가며 부상에 시달렸다. 포스테코글루는 시즌 내내 경질 여론에 시달렸다.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 영국 이브닝스탠더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영웅과 광대 사이를 오가고 있다”고 비꼬았다.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을 중심으로 ‘원팀’을 만들었다. 리그 부진에 흔들리지 않고 목표인 ‘유럽 정상’을 향해 나아가도록 설득하고 선수단을 운영했다. 시즌 막판 발 부상에서 회복한 손흥민의 출전 시간을 조정한 것도 유로파리그 결승을 대비해서였다. 그는 “유로파리그를 위해 모든 것을 준비했다. 리그에서 대가를 치렀고, 그 책임은 내가 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호주대표팀·요코하마·셀틱에 이어 토트넘까지 2년 차에 우승했다. 우연이 아니다. 내가 팀에 심은 신념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난 지도자 인생 내내 승자였다. 내 성취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잘 안다. 빅리그에서 이룬 성과가 아니라는 점 때문일 것”이라고 일갈했다.
수비수 미키 판더펜(24)과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29)는 이날 결승전에서 득점만큼 값진 수비로 우승을 합작했다. 비카리오는 이날 맨유의 15차례 슈팅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선방을 펼쳤다. 판더펜은 후반 23분 맨유 라스무스 호일룬의 헤딩이 골라인을 넘기 직전 공중에 몸을 던지는 바이시클킥으로 걷어냈다. 판더펜은 부상으로 올 시즌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수비로 진가를 보였다.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27)와 매디슨은 손흥민을 도와 팀을 이끌었다. 토트넘 구단 홈페이지는 “(우리가) 함께 이룬 영광”이라고 자축했다.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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