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혁의 마켓 나우] 버핏의 ‘알파’

오랫동안 버핏의 투자 수익은 수수께끼로 여겨졌다. 주식 수익률을 결정하는 시장·규모·가치·모멘텀 같은 전통적인 요인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초과 수익, 즉 ‘알파’의 규모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알파의 정체는 안드레아 프라지니 등 연구자 세 명이 2018년 발표한 논문 ‘버핏의 알파(Buffett’s Alpha)’를 통해 밝혀졌다.

여기에 더해, 버핏의 투자 전략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는 ‘레버리지(부채 활용)’다. 그는 보험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보험 유보금(insurance float)이라는 저비용 부채를 투자에 활용할 수 있었다. 보험 유보금이란 고객이 낸 보험료 중 아직 지급되지 않아 보험사가 운용할 수 있는 자금으로, 사실상 장기 무이자 대출에 가깝다. 같은 논문에 따르면 버핏은 자기자본의 평균 1.7배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에 활용해 수익률을 높였다. 물론 레버리지는 수익의 변동성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버핏의 투자 수익률 변동성은 약 24%로 시장의 15%보다 크게 높았다. 그런데도 높은 수익률 덕분에 위험(변동성)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샤프 지수’는 0.79로 시장(0.39)의 두 배 수준이었다.
종합하면, 버핏의 투자 성공 비결은 저베타·고품질 주식, 즉 경기에 덜 민감한 우량주에 대한 집중과 레버리지를 활용한 대규모 장기투자다. 그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소비재·보험·철도·유틸리티 업종의 비중이 높고, 투자 기간은 장기라는 점이 확인된다. 일반 투자자의 경우 레버리지 활용은 쉽지 않지만, 저베타·고품질 중심의 전략은 참고할 만한 투자 모델이다.
최정혁 한양사이버대학교 경제금융자산관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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