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이] 트럼프 2기에 웃은 의외의 두 남자

중국과 러시아는 사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대로 손 봐줄 대상이었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런데 결과는 반대 방향으로 진행됐다.
중국의 숨통을 끊기 위해 부과했던 145%의 관세는 오히려 미국의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급격한 여론 악화 속에 트럼프는 중국과 ‘관세 휴전’ 협정을 맺었다. 사실상의 판정패다. 취임과 동시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던 공언도 공수표가 됐다. 푸틴과 2시간여 통화했지만 내놓은 성과는 “대화의 정신이 훌륭했다”는 말이 전부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중앙포토]](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23/47e9ae49-f831-48bf-97aa-2c87ed0b1879.jpg)
반면 미국의 모든 동맹국과 종전을 위해 트럼프의 모든 요구를 수용했던 우크라이나는 울었다.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은 여전히 관세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은 동맹을 향해선 “협상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으면 유예한 상호관세를 그대로 적용하겠다”고 일방 통보했다. 한국에 부과된 상호관세는 25%다. 펜타닐 관세(20%)를 빼면 10%가 된 중국보다 오히려 높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월 백악관에서 모욕에 가까운 대접을 받은 뒤 트럼프가 요구한 ‘조건 없는 휴전안’을 수용했고, 불평등 논란에도 광물 협정에 서명했다. 결과는 “러·우가 직접 대화하라”는 통지였다. 회담 중재도 “교황이 관심을 보였다”며 바티칸에 넘겨 버렸다.
유라시아 그룹의 회장이자 저명한 지정학자 이안 브레머는 차기 한국 정부에 “모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트럼프와 불필요한 싸움을 피하되 원칙에선 절대로 물러나지 말라는 지적이었다. 심지어 “전략적으로 자체 핵무장을 트럼프를 설득할 카드로 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해왔다. 위대한 미국을 위한 만능키로 제시했던 관세는 한계에 부딪혔고, 하루면 된다던 종전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 와중에 내년엔 트럼프 2기의 성패를 정할 중간선거가 치러진다. 트럼프에게는 선거 승리를 위한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그 무엇이 시진핑과 푸틴에 이은 김정은의 웃음이 돼선 안 된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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