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무기전시회서 전투기·호위함 수출 '의욕'…참여업체도 급증
이시바 "각국과 방위장비 협력 적극 추진"…닛케이 "가격 경쟁력 등 과제"
이시바 "각국과 방위장비 협력 적극 추진"…닛케이 "가격 경쟁력 등 과제"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평화 헌법에 따라 방위장비 수출을 엄격히 제한해 왔던 일본 정부가 차세대 전투기와 호위함을 팔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3일 보도했다.
일본 방위성은 도쿄 인근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이날까지 사흘간 열리는 일본 최대 방위장비 전시회인 'DSEI 재팬'에 직전 행사보다 두 배 넓은 부스를 마련했다. 수출을 염두에 두고 영어 설명 자료도 만들었다.
방위성이 특히 수출에 역점을 두는 무기는 영국·이탈리아와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전투기, 호주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모가미'형 호위함이다.
방위성은 차세대 전투기를 모형과 영상 등으로 소개하는 전용 부스를 설치했다.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 참여하는 미쓰비시중공업은 이 전투기와 연계해 운용할 무인기(드론)의 콘셉트 모델을 전시했다.
방위성은 외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모가미형 호위함을 보여주기 위해 함정을 마쿠하리 멧세 인근 항구에 정박시키기도 했다. NEC는 모가미형 호위함에 탑재하는 통신 안테나 모형을 공개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직전 행사보다 60% 많은 471개 기업과 단체가 참여했다. 일본 기업, 단체는 기존 86개에서 169개로 급증했다.
아울러 이전에는 방위산업과 연결 고리가 강하지 않았던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도 부스를 만들어 군사·민간 용도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일본 정부가 방위산업 강화를 내걸고 예산을 늘리고 있는 것이 배경"이라고 짚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전날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이 전시회에 참석해 "능력이 좋은 장비를 만드는 방위산업은 방위력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을 포함한 지역 정세 안정을 위해 각국과 방위장비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이처럼 방위장비 수출에 의욕을 보이는 데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해설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다른 나라의 안전보장에 지속해서 관여할지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들이) 방위장비 조달에서 미국 이외 선택지를 확보하기 위해 일본을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헌법 9조에 규정된 '평화주의'에 근거해 국제 분쟁을 조장하지 않는다는 이념에 따라 무기 수출을 사실상 금지해 왔고, 수출이 가능한 품목도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기시다 후미오 전 내각은 무기 수출 규정인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 지침을 잇달아 개정해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다만 닛케이는 외부 환경 변화와 제도 변경만으로 일본 방위장비가 잘 팔릴 것인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신문은 "일본 방위산업은 오랫동안 판로가 자위대뿐이었고 기업들은 연이어 철수했다"며 생산 능력 한계로 가격이 높아지기 쉬운 상황에서 한국, 유럽과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이 수출 상대국의 요구에 맞춘 성능과 가격을 제안할 수 있는지에 방위장비 수출 확대 여부가 달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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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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