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도 퇴임 후 치매 판정…바이든 전립선암 고백 미스터리
" 몰랐나? 아니면 숨겼나? "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전립선암이 뼈까지 전이된 사실을 알린 시점을 놓고 논란이 계속 일고 있다. 그는 퇴임 넉 달 만인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전립선암 진단 사실을 발표하며 “암세포가 뼈까지 전이됐고 암이 매우 공격적인 행태를 보인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엔 병사하거나 건강상 이유로 집무에 차질을 빚은 대통령이 적지 않았다. 자신의 건강 상태가 대중에 공개되는 순간 통치력이 약화한다고 보고 재임 중 제기된 건강 이상설을 부인하는 경우도 있었다.
역대 미국 대통령 45명 중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은 4명이다. 1841년 9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윌리엄 해리슨은 폐렴이 악화돼 한 달 만에 숨졌다. 당시 그의 나이는 68세였다. 그는 재임 기간이 가장 짧았던 대통령이다. 12대 대통령 재커리 테일러는 취임 이듬해인 1850년 급성 위장염으로 66세의 나이에, 29대 대통령 워런 하딩도 취임 2년 뒤인 1923년 58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이후 대통령의 건강 문제는 단순한 개인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여겨지게 됐다. 건강 이상으로 판단력이 흐려지거나 업무 수행이 불가능해지면 국제사회가 미국의 리더십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43세라는 미 역사상 최연소로 대통령에 선출됐지만, 만성피로 증후군 등을 초래하는 애디슨병 등을 앓았다. 1960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경쟁자였던 린든 존슨은 그의 건강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결국 1963년 11월 케네디 암살로 당시 부통령이었던 존슨이 36대 대통령직을 승계 받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하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백악관이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를 은폐한 것은 아닌지 조사 중이라고 한다. 당시 대통령 주치의에 대한 면담 조사 등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뉴욕타임스는 “(세부 정보들이 공개됐지만) 바이든이 왜 재임 동안 전립선암에 대한 정기 검진을 받지 않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해답은 주지 않는다”고 했다.
바이든 측은 2014년 이후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70세 이상 남성에게 정기적인 PSA 검사를 권장하지 않고 있으나 그가 부통령(2009년 1월~2017년 1월)에 이어 대통령(2021년 1월~2025년 1월)을 역임한 만큼 고위 공직자로서 건강 정보에 대한 투명성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위문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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