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로힝야족 난민선 2척 침몰…400명 이상 익사 추정"
우기 시작되는 5월에도 바다로 나서…"그만큼 상황 절박"
우기 시작되는 5월에도 바다로 나서…"그만큼 상황 절박"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방글라데시 난민 캠프에서 로힝야족 난민을 싣고 바다로 나섰던 배 두 척이 침몰하면서 400명이 넘는 선박 탑승 난민들이 익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유엔이 밝혔다.
23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난민기구(UNHCR)는 방글라데시 로힝야족 난민촌의 열악한 상황으로 인해 점점 더 많은 로힝야족 난민이 목숨을 걸고 바다로 나서고 있지만 이번 달에만 두 건의 대형 해상 참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UNHCR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9일 로힝야족 난민 267명이 탑승한 배가 인접한 미얀마 라카인주로 가다 침몰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중 66명만 생존했고 나머지는 실종 상태다.
그 다음날인 지난 10일에도 247명이 탑승한 배가 비슷한 경로로 이동하다 침몰했고, 21명만 생존했다.
바바르 발로흐 UNHCR 대변인은 "보고들이 들어오고는 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UNHCR은 지난 14일에도 로힝야족 난민 188명이 탄 선박이 출발했다며 이 배의 행방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슬람을 믿는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소수민족으로 오랫동안 탄압 받았고, 박해를 피해 현재 100만명 이상이 국경 인근 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난민촌 생활도 열악하다 보니 난민들은 상대적으로 바다가 잔잔한 10월부터 3월까지 국교가 이슬람인 말레이시아나 무슬림이 절대다수인 인도네시아 등으로 가기 위해 낡은 목선에 오른다.
난민들이 건너는 벵골만은 보통 5월부터 몬순 우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많은 비와 거친 파도로 매우 위험하다.
UNHCR은 미얀마 난민들이 5월임에도 배에 오르는 것을 볼 때 난민촌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대외 원조를 대폭 삭감했고, 이 영향으로 로힝야 난민에 대한 지원금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전혜경 UNHCR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는 로이터 통신에 "지원금 삭감으로 더욱 악화한 상황은 로힝야인의 삶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자신과 가족의 안전과 존엄 있는 삶을 찾아 위험한 여정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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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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