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이폰 25% 관세에 삼성도 콕 집었다…"아마 6월말 시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삼성 등 해외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스마트폰에 대해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베트남·한국)와 애플(중국·인도) 등 해외에 제조 거점을 둔 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삼성이나 제품을 해외에서 만드는 다른 기업도 (해당)될 것이다"라면서 "아마 6월 말 시작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미국 기업인 애플이 아이폰의 생산거점을 인도로 옮기려는 조치에 대해선 "(애플 공장이) 인도로 가는 건 문제 없지만 그럴 경우 애플이 관세 없이 미국에서 판매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들(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면 관세는 없다"고 했다.

가디언은 "애플 입장에선 트럼프가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시장에 판매되는 모든 아이폰 조립을 인도에서 하기로 한 것"이라며 "현재 애플 스마트폰의 90%가 중국에서 조립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짚었다.

문제는 트럼프의 구상대로 아이폰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옮겨오는 게 기업 입장에선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 가격이 아시아 생산 대비 3배 이상 비싸다고 추산했다. 웨드부시증권의 글로벌 기술 연구 책임자인 댄 아이브스는 CNN에 "애플이 공급망의 10%를 미국으로 옮기려면 300억 달러(약 41조원)가 들고 3년이 걸릴 것"이라며 "애플이 미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한다는 구상은 실현 불가능한 동화같은 얘기"라고 말했다.

결국 애플이 관세를 피할 수 없다면 아이폰 가격 인상은 정해진 수순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 자산관리 업체 딥워터의 진 먼스터 파트너는 CNN에 "애플이 30% 이상 관세를 받게 되면 아이폰 가격을 올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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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성실한 EU엔 관세 50%" 기습 공격도

이날 트럼프는 유럽연합(EU)을 겨냥해선 다음 달 1일부터 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한 달 넘게 끌어온 EU와의 관세 협상에 불만을 표출하며 경고장을 꺼낸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그들과의 협상은 아무 진전이 없다"며 "EU에 6월 1일부터 곧장 관세 50%를 부과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물은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간 전화 통화를 4시간 앞두고 올라왔다. 절충점을 찾기 위한 양측 무역 수장의 협의를 앞두고 트럼프가 의도적으로 '기습 경고'를 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하지만 이날 통화에서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트럼프의 경고대로라면 약 9일 뒤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어서 EU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EU에 따르면 양측의 상품·서비스 교역액은 전 세계 교역액의 30%를 차지하며,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43％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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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센트 "몇 주 내로 몇 개의 큰 합의"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역시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EU가 아시아 국가들보다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앞으로 몇 주 내로 몇 개의 큰 합의를 발표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해당 국가를 명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무역 협상을 타결할 다음 국가가 어디냐는 질문에 "인도와 많이 진전이 있었는데 인도는 (협상을) 일찍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어 "다수 아시아 국가도 매우 좋은 거래를 들고 왔다"며 "18개의 중요한 교역 파트너가 있는데 EU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매우 성실하게 협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관세 언급이 EU를 서두르게 만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베센트 장관은 "미국의 가장 큰 취약점이 해외 생산, 특히 반도체의 해외 생산이라고 생각한다"며 "애플에 들어가는 부품의 큰 부분은 반도체이기 때문에 우리는 애플이 반도체 공급망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게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는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이를 위해 미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지난달 반도체, 반도체 제조 장비의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서유진.김은지([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