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렬의 공간과 공감] 세상의 소리를 본다, 톈진 두러사 관음각

톈진시 지저우(蓟州)구에 위치한 두러사는 수나라 때 창건했다 전한다. 당나라의 서역계 무장 안녹산, 일명 안독락(安獨樂)이 이곳에서 집회를 연 이후 두러사라는 이름이 고착되었다. 984년 사찰을 크게 다시 지었고, 이때의 산문(山門)과 관음각이 현존한다. 후대 청나라는 허베이성에 황릉 단지를 조성했고, 함풍제는 두러사에 행궁을 지어 청동릉(清東陵) 참배 도중에 유숙했다.

벽체 위에서 지붕을 받치는 부재를 공포(栱包)라 하는데, 기둥 위의 공포는 크고 기둥 사이의 것은 작다. 하중 정도에 따라 합리적으로 조절한 결과다. 전체적으로 장중하면서도 우아한 품격을 가졌다. 송의 건축은 과장되며 명은 단조롭고 청은 요란하나, 요의 건축은 적절한 절제미로 우리 미감에 친숙하다. 1780년 여름, 박지원도 연행사로 가는 도중 여기에 들러 관세음보살을 친견했다. 250년 전 연암이 방문했다니 더 정겨운 건물이다.
김봉렬 건축가·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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