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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읽기] 마카오에서 본 두 가지

한우덕 차이나랩 선임기자
중국 마카오는 흔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비유되는 도시다. 카지노 도박이 허용되고, 관광업으로 먹고산다. 그곳에 ‘중국의 CES’를 꿈꾸는 IT 전시회가 열린다고 해서 찾았다. 지난 21일부터 나흘 동안 개최된 ‘BEYOND 엑스포’가 그것. 올해 5번째 열리는 행사다.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인공지능(AI)’. 전시회를 관통하는 테마다. 선전의 스마트 기기 전문회사인 관쉬(冠旭)전자는 ‘AI 이어폰’을 들고 나왔다. 부스에서 만난 스루이원(師瑞文) 부사장은 “AI가 잡음을 구별해 소음을 삭제하고, 사용자 귓속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음질을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고객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 매일 자동 통보해주는 AI 헬스 시스템, 인터넷 게임 할 때 서로 이야기하며 도움을 받는 AI 도우미 등도 나왔다. 식물의 생장 정도를 판별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주는 AI 농법도 선보였다.

지난 21일부터 4일간 중국 마카오에서 열린 ‘BEYOND 엑스포’. 800여 중소 벤처기업이 참여했다. 한우덕 기자
모두 중소 벤처기업의 작품이다. 그들은 투자자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해외 시장 진출을 타진할 수 있다는 희망에 바삐 움직였다. 현장에서 만난 장판(張帆) 즈푸(智譜)AI 경영 이사는 “IT 업계의 패러다임이 AI 쪽으로 바뀌면서 중국 청년 벤처 업계에 다시 활기가 돋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마카오 출장에서 이런 일도 있었다. ‘비(非)흡연’이라던 호텔 방은 담배 냄새가 진했다. ‘방을 바꿔달라’는 요구에 호텔 측은 ‘남은 방이 없다’며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공기 청정기를 들여놓고 한 시간여가 지나서야 냄새는 사라졌다. ‘동급 방이 수백 개라던데 남은 게 없다니 말이 되나?’ 이튿날 청소 담당 직원에게 ‘진짜로 방이 다 찼느냐’고 넌지시 물었다. 그는 ‘그렇다’고 했다. 자기도 바빠 혼났단다.

휴가 시즌도 아닌 평일에, 그것도 5성급 호텔의 방이 없다니…. 그랬다. 저녁에 들른 호텔 옆 대형 노천 식당은 빈자리가 없었다. 호텔과 호텔을 잇는 명품 숍 거리도 북적였다. 중국 통계국이 발표한 지난 4월 중국의 전년 동기 대비 소비판매액 증가율은 5.1%. 통계를 실감하게 된다.

AI로의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아 다시 활기가 돋는 벤처 업계, 남는 방이 없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호텔. 마카오에서 본 두 가지다. 일각에서 미·중 관세 전쟁에 따른 중국 경제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마카오의 경제 현장은 그 위기론과는 전혀 다른 결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홍콩-주하이(珠海)-마카오를 잇는 55㎞의 강주아오(港珠澳)대교는 여전히 분주하다.





한우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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