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병원에서 버려지던 바이알 모아 예술작품으로…환경 살리고 환아도 돕죠"
인터뷰 박영신 한국엘러간 에스테틱스-애브비 컴퍼니 대표수거·세척 업체 확보 등 8개월 준비
작품은 의료진에게 전시·판매해
수익금은 전액 기부, 환아 위해 쓰여

캠페인은 작품을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엘러간 에스테틱스는 이를 의료진에게 전시·판매하고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고 있다. 환경 보호와 나눔 실천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에는 ‘2025 중앙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대상’에서 ESG임팩트상도 받았다.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듣기 위해 박영신 엘러간 에스테틱스 대표와 지난 13일 마주 앉았다.
Q : 캠페인을 기획한 배경이 궁금하다.
A : “보툴리눔 톡신 시술이 증가하면서 사용 후 버려지는 바이알의 양도 늘고 있다. 연간 폐기량만 해도 10만 개(엘러간 에스테틱스 기준)에 달한다. 보툴리눔 톡신 개발 기업으로서 이러한 폐기물 문제에 책임감을 느끼던 중 한 에스테틱 클리닉 원장님이 ‘버려지는 바이알을 재활용해 보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를 계기로 다양한 가능성을 고민했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을 담아 공병을 예술 작품으로 탈바꿈하는 ‘뷰티업(Beauty UP)’ 캠페인을 기획하게 됐다.”
Q : 준비 과정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
A : “뷰티업 캠페인은 ▶바이알 수거 ▶운송 ▶세척 ▶작품 제작 4단계로 진행된다. 이 중 가장 까다로웠던 부분은 바이알 수거와 세척을 담당하는 업체를 확보하는 일이었다. 공병 회수는 수거 전문 업체가, 세척은 별도 허가를 받은 업체가 맡아야 해 조건에 맞는 회사를 하나하나 찾아봐야 했다. 또 참여 병원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다 보니 이동 동선도 고려하고, 법적 기준과 안전성도 철저하게 검토했다. 그렇게 캠페인을 준비하는 데만 약 8개월이 걸렸다.”
Q : 지난해 첫 캠페인의 성과는 어땠나.
A : “34개 병원의 참여로 총 1만 개의 바이알을 수거했고, 이를 바탕으로 17개 작품이 제작됐다. 이들 작품은 의료진에게 판매됐는데, 수익금은 전액 기부돼 대한성형외과학회가 선천성 안면 기형 환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데 쓰일 예정이다. 뷰티업 캠페인은 단순한 기부 활동을 넘어 바이알 폐기 과정에서의 자원과 비용 낭비를 줄였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 실제 유리병 하나를 재활용하면 100와트(W) 전구를 약 4시간 켤 수 있는 에너지가 절약된다고 알려져 있다.”
Q : 의료진의 인식 개선에도 한몫했다는데.
A : “보툴리눔 톡신 바이알은 의료 폐기물이 아닌 일반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돼 재활용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부 의료 현장에서는 이를 잘못 인식해 의료 폐기물로 배출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바이알의 정확한 분류 기준을 알게 되고 주사용 유리병을 단순한 폐기물이 아닌 순환 가능한 자원으로 인식하게 됐다는 반응이 많았다.”
Q : 올해 캠페인에는 어떤 변화가 있나.
A : “참여 병원 수를 100여 곳으로 확대하고 수거 바이알 수도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릴 생각이다. 작가 수도 배로 늘어났다. 이전에는 2명의 작가가 프로젝트에 함께했으나 이번에는 4명의 작가가 ‘자연’을 주제로 30여 점의 작품을 제작한다. 또 지난해 전시 기간이 하루뿐이라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던 만큼 올해는 9월 26~27일 이틀간 전시를 진행하려 한다. 수익금은 전년도와 동일하게 대한성형외과학회에 기부된다.”
Q : 이를 바라보는 본사의 입장도 듣고 싶다.
A : “엘러간 에스테틱스 글로벌 본사에서도 뷰티업 캠페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캠페인이 더 성장할 경우 본사 차원에서의 공식 프로젝트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일부 국가에서는 바이알이 의료 폐기물로 분류돼 실행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캠페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Q : 앞으로 어떻게 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인가.
A : “사회공헌 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지속가능성’이다. 단발적인 이벤트로 끝나는 게 아닌 장기적으로 조직 내에 자연스럽게 뿌리내릴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가 있다. 뷰티업 캠페인 역시 10년 이상 이어질 수 있게 장기적인 관점으로 발전시켜 나갈 생각이다. 또 소비자와 의료진 등 외부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ESG 활동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Q : 브랜드 차원에서의 비전이 있다면.
A : “엘러간 에스테틱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보톡스와 필러 브랜드인 쥬비덤은 오랜 시간 시장에서 사랑받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 자산을 바탕으로 한국 의료진이 전 세계 뷰티 트렌드를 이끄는 데 든든한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 현재 엘러간은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 애브비와도 합병을 마친 상태로, 애브비는 혁신적인 신약 개발 역량을 가진 기업이다. 이런 강점을 기반으로 미용 의료 분야에서도 보다 다양하고 가치 있는 솔루션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가려 한다.”
하지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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