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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 빨간 바지의 추억

시니어 PGA 챔피언십에 참가한 양용은. 성호준 기자
미국 워싱턴 D.C.의 명문 클럽인 콩그래셔널 골프장 클럽하우스에는 최경주(55)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2007년 7월 이 곳에서 열린 타이거 우즈 주최 PGA 투어 대회인 AT&T 내셔널 우승 사진이다. 재미 교포 앤서니 김(39)의 사진도 있다. 앤서니 김은 2008년 역시 AT&T 내셔널에서 트로피를 들었다. 그의 PGA 투어 세 번 중 한 번이 이 곳이다. 전인지(31)도 이 곳에서 웃고 있었다. 2022년 여자 PGA 챔피언십 트로피컷이다.
시니어 PGA 챔피언십이 열린 콩그래셔널 골프장 클럽하우스의 최경주와 앤서니 김 사진. 성호준 기자
양용은(53)도 이 골프장에 추억이 많다. 2011년 US오픈에서 양용은은 챔피언조에서 경기했다. 선두가 로리 매킬로이였고 양용은이 2위였다. 당시 양용은은 “8타 차지만 역전승할도 수 있다”고 봤다. 매킬로이는 직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4타 차 선두를 날렸기 때문이다.

당시 타이거 우즈는 “매킬로이는 우승을 압도적으로 한다”고 했다. 불이 붙으면 경쟁자들을 압도하지만 박빙의 경기는 쉽게 이기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강렬한 빨간 바지를 입은 양용은도 우즈를 꺾을 때처럼 기대를 걸어봤다. 쫓아가면 흔들릴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그 대회는 매킬로이가 불이 붙은 경기였다. 매킬로이는 16언더파로 역대 US오픈 최소타 기록을 세우며 8타 차로 우승했다. 양용은은 10타 차이가 나는 6언더파 3위였다.

양용은은 지난 주 PGA 챔피언십 출전권이 있었으나 안 갔다. 양용은은 “대회가 열린 퀘일 할로 골프장은 너무 길고 어렵다. 한 홀 한 홀 허덕허덕 지나가는 게 숨막히고 힘들다”고 했다. 대신 챔피언스 투어 리전 트레디션에 나갔다. 결과적으로 매우 잘한 결정이다. 양용은은 우승 경쟁을 했고 3위에 올라 상금 18만 달러를 받았다.
시니어 PGA 챔피언십이 열린 콩그래셔널 골프장 클럽하우스에 걸린 전인지 사진. 성호준 기자
양용은은 26일 콩그래셔널 골프장에서 끝난 시니어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다면 사진을 걸어둘 수 있었다. 그는 2라운드 비제이 싱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오르기도 했지만 공동 11위로 끝냈다. 퍼트를 잘 못했다. 우승은 앙헬 카브레라가 차지했다.

그래도 표정은 밝았다. 양용은은 “지금이 가장 행복한 것 같다”고 했다. 양용은은 조용한 성격이다. 2009년 타이거 우즈를 꺾고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지만 너무 큰 일이어서 이후 복잡한 일들을 겪었다. 2015년 PGA 투어 카드를 잃었고 유러피언투어, 일본 투어 등에 다녔다.

그러나 2022년 챔피언스 투어로 들어온 후 안정을 찾았다. 2022년 신인으로 상금 랭킹 29위(71만달러)에 올랐다. 2023년 124만 달러, 지난해 177만 달러다. 올해도 잘 나간다. 양용은은 “상금 이외에도 PGA 투어에서 주는 연금도 있고 챔피언스 투어 연금도 쌓이고 있다. 모든 대회에 와이프와 강아지 두 마리와 다닌다”며 “챔피언스 투어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나는 잘 적응한 것 같고 큰 스트레스 없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했다.

워싱턴 D.C.=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email protected]

성호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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