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 빨간 바지의 추억


당시 타이거 우즈는 “매킬로이는 우승을 압도적으로 한다”고 했다. 불이 붙으면 경쟁자들을 압도하지만 박빙의 경기는 쉽게 이기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강렬한 빨간 바지를 입은 양용은도 우즈를 꺾을 때처럼 기대를 걸어봤다. 쫓아가면 흔들릴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그 대회는 매킬로이가 불이 붙은 경기였다. 매킬로이는 16언더파로 역대 US오픈 최소타 기록을 세우며 8타 차로 우승했다. 양용은은 10타 차이가 나는 6언더파 3위였다.
양용은은 지난 주 PGA 챔피언십 출전권이 있었으나 안 갔다. 양용은은 “대회가 열린 퀘일 할로 골프장은 너무 길고 어렵다. 한 홀 한 홀 허덕허덕 지나가는 게 숨막히고 힘들다”고 했다. 대신 챔피언스 투어 리전 트레디션에 나갔다. 결과적으로 매우 잘한 결정이다. 양용은은 우승 경쟁을 했고 3위에 올라 상금 18만 달러를 받았다.

그래도 표정은 밝았다. 양용은은 “지금이 가장 행복한 것 같다”고 했다. 양용은은 조용한 성격이다. 2009년 타이거 우즈를 꺾고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지만 너무 큰 일이어서 이후 복잡한 일들을 겪었다. 2015년 PGA 투어 카드를 잃었고 유러피언투어, 일본 투어 등에 다녔다.
그러나 2022년 챔피언스 투어로 들어온 후 안정을 찾았다. 2022년 신인으로 상금 랭킹 29위(71만달러)에 올랐다. 2023년 124만 달러, 지난해 177만 달러다. 올해도 잘 나간다. 양용은은 “상금 이외에도 PGA 투어에서 주는 연금도 있고 챔피언스 투어 연금도 쌓이고 있다. 모든 대회에 와이프와 강아지 두 마리와 다닌다”며 “챔피언스 투어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나는 잘 적응한 것 같고 큰 스트레스 없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했다.
워싱턴 D.C.=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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