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강팀, 타선 엄청 무섭다" 한화도 인정한 화력…한 이닝 6실점 와르르, 문동주 이런 적 처음이야

롯데 전준우가 9회 2사 후 동점 솔로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제공
[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22)가 데뷔 후 처음으로 6실점 빅이닝을 허용했다. 리그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는 롯데 자이언츠 타선에 혼쭐이 났다.
문동주는 지난 25일 대전 롯데전에 선발 등판, 4⅔이닝 7피안타 3볼넷 5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다. 한화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롯데에 8-7로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가져갔지만 문동주에겐 잊고 싶은 날이었다.
6실점은 올해 문동주의 개인 최다 실점으로 시즌 평균자책점도 2.89에서 3.68로 크게 치솟았다. 지난달 2일 대전 롯데전에서 2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4실점 패전을 당했던 문동주는 올해 롯데전 2경기(6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13.50으로 약세가 두드러졌다.
4회까지는 무실점으로 롯데 강타선을 봉쇄했다. 1회 1번 장두성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고승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포수 최재훈이 마운드를 방문한 뒤 안정을 찾았다. 빅터 레이예스를 한가운데 포크볼로 타이밍을 빼앗아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전준우도 바깥쪽 높게 걸치는 포크볼로 루킹 삼진 돌려세웠다. 윤동희도 몸쪽 직구로 3루 땅볼을 이끌어내며 실점 없이 무사 1,2루 위기를 넘겼다.
곧 이어진 1회 공격에서 한화 타선이 1번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선두타자 솔로 홈런에 이어 노시환의 스리런 홈런이 터지며 4득점을 문동주에게 지원했다. 이에 힘 받은 문동주는 2회 나승엽을 중견수 뜬공, 손호영을 유격수 땅볼, 유강남을 3루 땅볼로 공 9개에 가볍게 삼자범퇴했다.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3회 선두타자 전민재가 좌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장두성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6-4-3 병살타. 이어 고승민도 중견수 뜬공 아웃시키며 세 타자로 이닝을 끝냈다. 4회 역시 레이예스와 전준우를 연이어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아웃시킨 문동주는 윤동희도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삼자범퇴했다.
6-0으로 넉넉히 앞서면서 무난하게 선발승을 거둘 줄 알았는데 롯데 타선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5회 선두타자 나승엽을 포크볼로 헛스윙 3구 삼진 처리한 뒤 손호영을 풀카운트 승부에서 볼넷으로 내보낸 게 발단이었다. 이어 유강남에게 좌중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맞아 첫 실점했다. 유강남은 4구째 존 안에 들어온 직구를 놓치지 않았다. 다음 타자 전민재를 우익수 뜬공 처리했지만 장두성에게 우익선상 빠지는 1타점 2루타를 맞으며 추가 실점했다. 1루수 김인환이 몸을 날렸지만 그 옆으로 빠르게 빠져나갔다.
여기서 문동주의 멘탈이 흔들렸다. 양상문 한화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흐름을 끊고자 했지만 고승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줬다. 계속된 1사 1,2루 위기에서 레이예스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 전준우에게 중월 2타점 2루타, 윤동희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연이어 얻어맞으며 순식간에 6-6 동점을 허용했다. 타순이 두 바퀴 돌고 3번째 대결을 하면서 롯데 타자들의 눈에 공이 익숙해졌는지 포크볼, 직구, 슬라이더 가리지 않고 전부 적시타로 연결됐다.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결국 2사 2루에서 주현상에게 마운드를 넘긴 문동주는 5회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주현상이 나승엽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어렵사리 끝냈다. 문동주가 한 이닝에 6점을 내준 것은 2022년 데뷔 후 처음 있는 일. 2023년 5월13일 문학 SSG전 3회, 지난해 4월10일 잠실 두산전 1회에 각각 5실점씩 허용한 적은 있지만 이날처럼 6실점은 내준 적은 없었다.
총 투구수 88개로 최고 시속 155km, 평균 149km 직구(37개)를 비롯해 슬라이더(20개), 포크볼(17개), 커브(14개)를 던졌다. 4일 휴식 영향인지 직구 평균 구속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경기였고, 볼넷도 3개로 가장 많았다. 대량 실점 없이 버티는 힘이 생긴 문동주였지만 이날 롯데 타선 앞에선 순식간에 무너졌다.
그만큼 롯데 타선의 힘이 대단했다. 올해 같은 투고타저 시즌에 경기 중반 6점차가 나면 그대로 끌려가는 게 보통 흐름인데 롯데는 달랐다. 6-7로 뒤진 9회 2사 후에는 전준우가 한화 필승조 한승혁에게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연장 10회 문현빈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주며 끝내기 패배했지만 롯데 타선의 화력은 한화 투수들의 진을 빼기에 충분했다.

롯데 전준우가 9회 2사 후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25일까지 롯데는 팀 타율 1위(.289)에 올라있는데 2위 삼성(.266)과 비교해 2푼3리나 높고, 리그 평균(.255)보다 3푼4리나 높다. 팀 홈런은 32개로 KT와 함께 가장 적지만 컨택이 뛰어난 타자들이 많다. 전민재(.370), 레이예스(.317), 장두성(.317), 고승민(.306), 윤동희(.296), 전준우(.289) 등 고타율 타자들의 연타가 잘 터진다. 이날 문동주뿐만 아니라 류현진도 그 전날(24일) 2~3회에만 5안타를 맞고 3실점으로 진땀을 뺐다.
지난 23일 3연전 첫 경기에서 이런 롯데 타선을 8이닝 11탈삼진 2실점으로 잠재운 한화 라이언 와이스는 “내가 롯데에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1회 1,2루 위기가 있었고, 2회에는 홈런도 맞았다. 그만큼 롯데에 좋은 타자들이 많다. 정말 강한 팀이다”고 말했는데 립서비스가 아니었다.
25일 경기에서 연장 10회 1이닝을 실점 없이 막고 구원승을 올린 특급 신인 정우주도 “롯데는 쉬어갈 타순이 없다. 불펜에서 볼 때도 엄청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 회에 6점을 뽑는 팀이라 되게 긴장했고, 불펜에서 공을 더 많이 던지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팀 평균자책점 1위(3.35) 한화 투수들이 인정한 롯데 공포의 타선이다. /[email protected]

롯데 전준우(왼쪽)가 9회 2사 후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윤동희와 기뻐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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