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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양 살해 교사 명재완 첫 공판…유족 "오직 사형만 선고해야"

초등학생을 유인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교사 명재완이 재판부에 정신 감정을 요청했다. 자신의 범죄 사실은 모두 인정하지만, 우울증과 정신병 질환에 따른 범행이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한 취지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명씨가 형량을 줄이기 위해 정신감정을 신청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지난 2월 13일 故 김하늘 양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대전시 서구 한 초등학교에 추모객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병만)는 26일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영리약취·유인 등) 혐의로 기소된 명재완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짧은 머리로 법정에 나온 명씨는 재판 내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변호인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밝히고 정신 감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제시했다.



검찰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 계획"

검찰은 공소 요지를 통해 피고인이 극심한 불안감과 남편에 대한 불만, 다른 교사에 대한 열등감 등으로 정체성 혼란을 겪던 중 학교와 남편으로부터 병가를 요구받자 범행을 계획한 것이라고 밝혔다. 명씨는 범행 나흘 전인 지난 2월 6일 다른 교사를 폭행하고 같은 날 휴대전화와 컴퓨터로 범행 도구와 사람 죽이는 법 등을 검색했다. 범행 당일인 10일에는 직접 흉기를 구입하고 휴대전화로 ‘초등학생 살인’을 검색하는 등 범죄 수법을 확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명재완은 학교 시청각실에 흉기를 미리 숨겨둔 뒤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이어 피해자인 고(故) 김하늘양(8세)에게 책을 주겠다고 유인한 뒤 목을 조르고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검찰은 명씨가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고 범행의 동기와 수단 등을 고려해 재범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초등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명재완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26일 김하늘양 유족 측 변호인인 김상남 변호사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진호 기자
명씨 측 변호인은 “이 자리를 빌려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명씨가 피해자에게 사죄한 것은 사건이 발생한 지난 2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변호인은 이어 “피고인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고 자신도 처벌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피고인에게 특수한 상황이 있었던 점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명씨 변호인 "공소사실 인정, 정신감정 필요"

명씨 변호인은 모범적인 교사였던 명씨가 우울증과 정신병 질환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치료를 받으려고 노렸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피고인의 정신 감정은 형을 감경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신질환과 우울증이 이 사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10일 초등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교사 명재완(48)의 사진(머그샷)과 나이 등 신상공개 모습. [사진 대전경찰청]
반면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피고인(명재완)이 일생 생활이 가능했고 인지에도 문제가 없었다며 정신감정은 필요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검찰 관계자는 “범행 이전에 수법을 검색했고 도구도 구입하는 등 용의주도하게 범행을 저질렀다”며 “전문의가 이미 판단한 만큼 추가 검사는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명씨에 대한 추가 정신감정이 필요한지, 위치추적 장치 부착이 필요한지, 보호관찰 명령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결정할 방침이다. 피해자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김하늘양 가족을 증인으로 출석, 직접 진술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하늘양 유족, "감형 위해 정신감정 요청"

이날 법정에는 김하늘양 부모와 할머니 등 유족과 지인들이 참석했다. 하늘양 부모는 재판이 시작되기 전부터 눈물을 흘렸고 할머니는 20여 분간 진행된 재판 내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명재완이 범정에 들어서자 “아~” 하는 탄식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지기도 했다.
지난 2월 18일 국회에서 대전 초등생 고 김하늘 양이 피살된 사건과 관련해 현안질의 등을 위해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판을 앞두고 명재완은 27차례에 걸쳐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늘양 유족은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대전시민 등 일반인 3500여 명도 명재완에게 엄벌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냈다. 다음 재판은 6월 30일 오전 10시 대전지법에서 열린다.
재판이 끝난 뒤 피해자 변호인은 명재완 측이 신청한 정신감정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무법인 와이케이 김상남 변호사는 “이 사건의 법정형은 사형과 무기징역뿐으로 심신미약에 따른 감경은 안 될 것”이라며 “하늘양 유가족은 오로지 사형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 명씨에 대해 '파면' 결정

한편 대전교육청은 지난달 8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명씨에 대해 파면을 결정했다. 이 결정은 명씨가 별도의 이의 절차를 밟지 않아 확정됐다. 20년 이상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명씨는 파면 결정으로 50% 감액된 공무원 연금(퇴직급여)을 만 62세부터 받게 된다.



신진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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