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트럼프 "EU 50%관세, 7월9일로 유예"…이틀만에 또 말 뒤집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시립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에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무역 분야에서 긴장 수위를 높이던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한숨 돌리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EU에 대해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50% 관세’를 7월 9일까지 유예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관세 부과 가능성을 밝힌 지 이틀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에 소유한 골프장에서 주말을 보내고 백악관으로 복귀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그가 내게 전화를 걸어와서 ‘6월 1일’이라는 날짜를 미루길 요청했다. 진지한 협상을 시작하고 싶다고 했다”며 EU에 대한 관세 부과 일정을 7월 9일로 미루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X(옛 트위터)에 “(미국과의) 협상을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전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며 “좋은 합의에 도달하려면 7월 9일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7월 9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에 적용한 90일간의 유예조치가 만료되는 시점이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집행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트루스소셜에 “(EU와의) 협상은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6월 1일부터 EU에 대해 50% 관세 부과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U는 무역에서 미국을 이용해 먹으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져 상대하기 매우 까다롭다”며 “그들의 강력한 무역 장벽, 부가가치세, 터무니없는 기업 처벌, 비통화적 무역 장벽, 통화 조작, 미국 기업들에 대한 부당하고 정당하지 않은 소송 등으로 미국은 연간 2억5000만 달러(약 3400억원) 이상의 적자를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EU에 20%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한시적으로 7월 9일까지 관세율을 10%로 낮췄다. 이에 대응해 EU도 미국산 일부 품목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를 유예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대로라면 EU에 대한 상호관세는 기존 20%의 2.5배 수준인 50%로 올라가야 했지만, 이틀 만에 없던 일이 됐다.

이에 이번에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트럼프식 ‘거래용 엄포’가 발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트럼프의 관세 부과 경고는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간 전화 통화를 4시간 앞두고 올라왔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도 폭스뉴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유럽과의 협상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며 “EU에 불을 지피길 바란다”고 말했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추가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라르스 클링바일 독일 재무장관은 “지금 우리는 더 이상의 도발이 아닌 진지한 협상이 필요하다”며 지난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회의에서 만난 베센트 장관과도 같은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당초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50% 관세 부과 위기를 막고 미국을 ‘협상 모드’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만큼 예측 불허인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집행위원회가 향후 대립 일변도의 입장에서 벗어나 (미국과) 절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다만 양측 간 입장차가 극명해 중대 돌파구가 나오기 어려울 거란 전망도 나온다. WSJ은 “트럼프의 참모들은 부가가치세, 자동차 규제, 반독점 소송 분야 등에서 EU가 미국의 우려를 해소할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기를 꺼리는 것에 불만”이라며 “특히 아직 중국 산업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 약속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EU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불만에 공산품 상호 무관세와 미국산 에너지·무기·농산물 수입 확대 등을 제안하고 있다.



미·중 관세휴전 후 물동량 ‘깜짝 2배 반등’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항에 정박한 컨테이너선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미국과 중국이 지난 12일 90일간의 '관세 휴전'에 합의한 후 중국에서 미국으로 오는 화물 물량이 2배로 급등했다고 WSJ가 전했다. 공급망 데이터 수집업체 비지온에 따르면 지난 12일 이후 첫 주간 중국발 미주 노선 컨테이너 예약은 229만 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직전 주(91만)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다만 한 주 뒤 컨테이너 예약량은 137만 TEU로 다시 내려앉았다. 이에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미국 소비심리 악화 등으로 중국산 물동량의 깜짝 반등이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승호([email protected])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