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평정한 한화 폰세 "영광의 18K, 타투로 남기겠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에이스 코디 폰세(31)는 명실상부한 올해 최고 투수다. 그는 26일까지 올 시즌 11경기에 선발 등판해 8승 무패, 평균자책점 1.63, 탈삼진 97개를 기록하고 있다. 10개 구단 투수 중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고, 탈삼진은 2위 드루 앤더슨(SSG 랜더스·85개)과 격차가 큰 1위다. 다승에서도 박세웅(롯데 자이언츠)과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부상 없이 올 시즌을 완주한다면, 투수 트리플 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 도전도 가능하다.

폰세는 그날 18번째 삼진을 잡아낸 직후 마운드에 주저앉아 쏟아지는 눈물을 훔쳤다. 지난 2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만난 그는 "2017년 12월 뇌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생각나 울음이 터졌다"고 털어놨다. 당시 공을 던지는 폰세 주위로 흰 나비 한 마리가 날아다녔는데, 그는 마운드에서 그 사실을 알지 못하다 나중에야 영상으로 확인했다. 그는 "어머니가 나의 특별한 성취를 곁에서 지켜봐 준 것 같아 더 마음이 아프고, 생각이 많이 났다"며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순간"이라고 되새겼다.

폰세의 몸에는 문신이 여러 개 있다. 왼팔과 왼쪽 가슴, 왼쪽 허벅지에 부모와 할아버지를 상징하는 타투를 새겨 넣었다. 그중 공을 던지는 오른팔은 폰세의 '여정'을 담는 캔버스다. 일본 프로야구 시절의 별명을 따 '곰 웅(熊)'자와 칼을 든 미야모토 무사시 그림을 그려 넣었다.
그는 이제 그 팔의 윗부분에 한국 생활을 상징하는 문신도 새기려고 한다. 폰세는 "한국의 전통을 상징하는 문양을 넣고 싶다. 원래 호랑이를 생각했는데, KIA 타이거즈의 마스코트라 안 될 것 같다"며 "지금은 연못에 떠다니는 큰 물고기(코이피쉬)를 고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미 확정한 타투는 하나 있다. 왼쪽 귀 뒤에 한 경기 18탈삼진 기록을 기념하는 숫자 '18'을 새길 계획이다. 오른쪽 귀 뒤엔 이미 숫자 '7'을 썼다. 일본에서 역대 7번째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뒤 추가한 타투다. 그는 "오는 10월에 태어날 딸 이름도 어딘가에 새기려고 한다. 이름을 이미 정했지만, 태어나기 전까지는 비밀로 하겠다"며 싱긋 웃었다.

폰세의 아내 에마와 와이스의 아내 헤일리는 이미 남편들 이상으로 돈독해졌다. 대전에서 '러닝 크루'를 꾸려 주말 경기 전 야구장 주변을 달리는 이벤트도 함께하고 있다. 폰세와 인터뷰하던 날도 두 아내는 제주에서 함께 하프마라톤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다. 폰세의 처남은 미국프로풋볼(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간판 타이트 엔드인 조지 키틀이다. 리그 정상급 스타플레이어인 키틀은 멀리 타국에서 뛰는 야구 선수 매형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폰세는 "조지는 내 일과 가정생활, 심지어 영화 '스타워즈'를 향한 사랑까지 지지해준다"며 "풋볼은 야구보다 물리적인 충돌이 많은 종목이다. 그래서 등판 전 어떻게 준비하고, 경기 후엔 어떻게 몸을 회복해야 하는지 등 필드 밖의 몸 관리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준다"고 고마워했다.

'부상 없는' 폰세는 이제 더 강해질 일만 남았다. 더울 때 더 잘 던지는 그는 "안 그래도 한국 생활이 잘 맞는데, 이제 점점 기온이 올라가는 것 같아 더 기쁘다"고 싱글벙글했다. 언젠가는 메이저리그에서 못다 이룬 꿈을 펼치고 싶지만, 일단 현재는 '한화 에이스' 역할에 충실할 생각이다. 그는 "빅리그 재도전 의지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건 모든 야구선수의 꿈"이라면서도 "지금의 나는 한화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지는 게 정말 좋고, 이 팀을 사랑한다. 현재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내가 선발 등판해야 하는 날마다 늘 건강한 몸으로 마운드에 서 있고 싶다"고 강조했다.
배영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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