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스파이" 의심 받는 그녀, MI6 차기수장 유력에 中 발칵

이에 중국 소셜미디어(SNS)에는 우드워드 대사가 중국에서 40여년 동안 스파이로 암약했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또 방첩기관인 중국 국가안전부는 "다양한 얼굴의 해외 스파이를 경계하라"는 내용을 글까지 내놨다.

중국은 ‘중국통’인 우드워드 대사의 과거 활동을 재점검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르면 우드워드 대사는 1986~88년 후베이대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하며 중국과 연을 맺었다. 당시 영국 평균소득의 3분의 1도 안 되는 박봉을 감내하고 수많은 승인 절차를 통과했었다. 중국은 이런 점도 수상하게 여긴다.

중국식 이름도 있다. “바다는 모든 강물을 품는다(海納百川)”는 성어에서 딴 우바이나(吳百納)다. 중국인 스승이 내린 이름이라고 한다.
중국 온라인에선 온갖 음모론이 판을 친다. 블로거 옌타쥔(言他君)은 위챗에 “우바이나가 ‘스파이 마스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수십년간 간첩 공작에 종사해 많은 공로를 세웠기 때문”이라며 “영어 교사이든 주중대사이든 위장이었을 뿐 간첩이 그녀의 진짜 직업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로거 팡쯔무(胖子木)는 “우바이나가 대사 시절 주도한 여성리더십 포럼에 참여한 국영기업 간부 37명 가운데 남편 8명이 군사 분야에 근무했다”며 “같은 기간 중국의 영국인 유학생이 두 배로 늘었고, 그 중 23명이 우주산업 및 원자력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근거 없는 중국 기밀정보의 유출설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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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전부 “외국 스파이는 N개의 얼굴”
이런 중국의 경계령은 우드워드 대사 입장에선 당혹스럽다. 그는 그동안 중국에 깊은 애정을 표시해왔기 때문이다. 2020년 9월 베이징을 이임하면서도 웨이보에 “호젓이 호젓이 나는 돌아가리”라며 중국의 천재시인 쉬즈모(徐志摩·1896~1931)의 명시 ‘케임브리지를 다시 떠나며’를 인용했다. “아름다운 추억과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해 준 베이징과 중국에 감사한다”는 인사도 덧붙였다.
그가 MI6 수장이 되면 영·중 관계의 변화도 예상된다. 리처드 무어 현 국장은 2022년 애스펀 포럼에서 “중국은 이제 테러 대응을 넘어 MI6의 주요 정보 타깃이 됐다”고 노골적으로 중국에 적대감을 나타냈었다. 또 그는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중국은 명백하게 러시아를 지원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반면 우드워드 대사는 중국에 적대적인 발언을 최대한 피해왔다.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처럼 서방에서 민감하게 생각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비난 발언을 거의 하지 않았다. 다만 2020년 귀임을 앞두고 현지 매체인 21세기 경제보도와 인터뷰에서 “2027년까지 영국은 5세대(5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 장비를 모두 제거할 것”이라며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주요 원인”이라고 당시 도널드 트럼프 1기 미 행정부의 정책을 지지했다고 한다.
신경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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