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박대준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AI 접목한 물류에 ‘올인’”
쿠팡이 인공지능(AI) 기반 물류에 ‘올인’한다. 5년간 유지하던 각자대표 체제를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AI 물류 사업에 힘을 싣는다.
박 대표는 쿠팡 설립(2010년) 초기인 2012년 정책담당 실장으로 입사, ‘원조 쿠팡맨’으로 꼽힌다. 홍익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쿠팡 입사 전엔 LG전자·네이버를 거쳤다. 쿠팡 설립 3년째부터 일해온 ‘최장수 임원’이자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쿠팡 관계자는 “2014년 시작된 로켓배송 사업을 주도했고 누적 적자가 6조원까지 쌓이며 ‘1~2년 안에 쿠팡 망한다’는 눈총이 따가웠던 시절에도 김 의장과 함께 돌파구를 모색하며 신뢰가 쌓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AI를 활용한 물류 혁신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현재 국내에만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AI 기술을 기반으로 2026년까지 9개 물류센터에 3조원을 추가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완공한 광주 첨단물류센터는 자유운반로봇(AGV) 등 AI 자동화 설비가 대거 투입됐다. 지난 2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김 의장은 “지난해 자동화 풀필먼트·물류 인프라 비율을 2배 늘렸지만, 아직 자동화 인프라 비율은 10% 초반에 불과하다”며 “로보틱스와 매일 수조 건의 예측을 수행하는 AI는 새로운 혁신의 물결로 더 높은 성장을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기존 경영관리 부문을 축소하고, AI 접목한 물류·고객 등 신사업 부문 인력을 보강할 예정이다.

쿠팡은 설립 이후 김 의장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하다가 9년 만인 2019년 4월 당시 고명주 인사 임원과 정보람 핀테크 임원을 대표로 선임하며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줄곧 계열사까지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해왔다. 예컨대 2022년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4인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는데 각 대표는 인사·법무·오퍼레이션·안전부문을 맡았다. 쿠팡 내부에서 ‘김 의장이 강조하고 싶은 분야의 인물이 대표를 맡는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5년간 유지했던 각자 대표 체제를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 데는 그만큼 AI 물류에 집중하겠다는 김 의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20년대 들어 쿠팡이 빠르게 확장하며 각종 리스크가 발생하니 법무 전문가를 대표로 선임했다가 이제 어느 정도 안정됐다는 판단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봤다.
한편 강 대표는 모기업인 쿠팡 Inc에서 북미 사업을 총괄하며 대만 사업, 명품 이커머스 ‘파페치’ 확장 등 해외 사업에 주력한다.
최현주([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