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 앞둔 고려대의료원, 중입자 대신 양성자 치료기 택한 이유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제1의학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양성자 치료기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입자 치료기"라며 "안암·구로·안산 병원 중 가장 적절한 곳에 양성자 치료기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고려대의료원은 올해 말까지 설치 부지를 확정할 계획이다. 윤 원장은 "실제 가동까지는 5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양성자 치료는 중입자 치료와 함께 요즘 주목받는 고난도 정밀 암 치료 기술이다. 암세포 주변의 정상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는 기존 방사선 치료와 달리 정상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에만 에너지를 쏘는 최첨단 기술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 두 곳만이 해당 장비를 운용 중이다.
'빅5' 병원 중 3곳은 중입자 치료기를 택했다. 세브란스병원은 2023년 국내 최초로 중입자 치료를 시작했고, 서울대병원(부산 기장 중입자치료센터)과 서울아산병원이 각각 2027년, 2031년 가동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윤 원장은 "우리나라 인구 구조를 봤을 때 중입자 치료기는 세 대가 적정 수준"이라며 "이미 병원 세 곳이 중입자 치료를 선택한 만큼 중입자 치료기를 더 들여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윤 원장 등 고려대의료원 관계자들은 양성자·중입자 치료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일본 국립암센터, 양자과학기술 연구개발 기구 등을 방문했다. 고려대의료원은 양성자 치료기 도입에 15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윤 원장은 2023년 취임 당시 '국내 1위, 세계 30위권 연구 중심 의료기관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현재 고려대의료원은 안암·구로·안산 등 산하 3개 병원 모두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연구중심병원 인증을 받았다. 복수 기관이 인증을 동시에 받은 사례는 고려대의료원이 유일하다. 윤 원장은 "현재 목표의 60~70%는 달성된 상태"라며 "남은 임기 동안 목표를 100%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채혜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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