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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률 최고인데, 경제는 역성장…‘성장 없는 고용’ 빠진 韓경제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제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가 취업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경기가 침체하는데도 고용률은 높은 ‘성장 없는 고용’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는 가운데서도 고용이 많다는 것은 일자리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신호 중 하나다. 과거 경제 위기 회복기엔 국내총생산(GDP) 증가에도 고용이 개선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이 문제가 됐는데, 최근엔 반대로 ‘고용 있는 침체(jobful recession)’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치만 보면 한국은 역대급 고용 호조세다. 26일 통계청의 최근 고용동향 통계를 보면 지난달 고용률은 63.2%(15세 이상)로 같은 달 기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포인트 하락해 2.9%를 기록했다.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9만4000명 늘며 최근 12개월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고용 지표와 달리 경제 전반에는 저성장의 위험 신호가 들어와 있다. 올 1분기 GDP는 전 분기 대비 0.2% 감소하며 역성장을 기록했다. 장기적으로는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감소하며 경제 성장 동력 자체가 약해질 전망이다.

이런 ‘성장 없는 고용’은 일자리가 저임금·저숙련 위주로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여기에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면서 표면적인 고용 지표만 선방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65세 이상의 경제활동참가율은 고령인구 증가와 정부의 어르신 일자리 사업 등의 영향으로 39.4%를 기록했다. 10년 전(2014년 31.8%)보다 7.6%포인트 상승한 숫자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의 안정적 일자리는 오히려 줄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달 12만4000명 줄며(전년 동월 대비) 10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20대 이하 청년층 일자리는 계속 감소세다. 지난해 4분기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가 15만3000개 증가(전년 동기 대비)할 때, 20대 이하 임금근로 일자리는 14만8000개 감소했다. 한국의 고용시장이 실속 없는 ‘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서비스업 위주의 정부 일자리 등은 안정적인 일자리가 되지 못한다”며 “청년이 선호하는 신산업의 질 좋은 일자리가 생겨나야 하는데, 국내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어느 순간 고용마저 무너지며 '성장도 없고, 고용도 없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용 지표는 경기 흐름에 시차를 두고 움직이는 경기 후행지표라는 점에서다. 최근 진행된 경기 침체의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아직 고용 시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수출까지 충격을 받아 질 좋은 일자리가 더 줄면, 정부 일자리로도 공백을 메우는 게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며 “차기 정부는 노동 규제를 개편하고 산업구조 변화를 지원을 강화해 안정적 일자리 위주의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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