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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률 3년새 10%P 급등…30대 여성만 대폭 올라간 까닭

30대 여성 고용률이 최근 3년 사이 10%포인트나 급등했다. 결혼보다 일을 선택한 여성이 많아진 영향도 있지만, '워킹맘'이 늘어나고, 복지·서비스 등의 일자리 수요가 늘어난 점 등도 고용률 ‘수직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재민 기자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30대 여성 고용률은 2021년 61.3%에서 2024년 71.3%로 올랐다. 상승 폭만 보면 같은 기간 전체 고용률(60.5%→62.7%)의 4배를 웃돈다. 올해 들어서도 30대 여성 고용률은 ▶1월 71.5% ▶2월 72% ▶3월 72.4%▶4월 73.1%로 꾸준히 상승하며 월별 기준 역대 최고치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30대 여성이 한국 고용시장을 ‘멱살 캐리’(홀로 성과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는 신조어)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차적으로는 30대 여성들이 결혼·출산을 미루거나 선택하지 않으면서 취업시장 유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이와 관련 “낮은 혼인율과 출산율이 고용 증가에 반사 효과로 작용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여기에 임신·출산으로 휴직했다가 다시 일터로 복귀해 경력을 이어가는 경우도 늘었다. 육아휴직을 쓰는 분위기가 점차 정착되고 정부·기업이 일·가정 양립 제도 마련에 나서면서 일하며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저출생 시대의 여성 노동자 특징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최근 30대 여성 고용률 급등은 저출산 영향이 76%, 자녀가 있어도 계속 일하려는 성향 변화가 24%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자녀가 여성 고용에 여전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 영향력은 과거보다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취학 자녀(0~6세)를 둔 여성의 취업 확률 감소 폭은 2016년 24.2%에서 2023년 19.4%로 축소됐다.

실제로 30대 기혼 여성 수는 2014년 300만명에서 2024년 196만명으로 줄었지만, 경력 단절 여성은 같은 기간 112만명에서 46만9000명으로 더 크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30대 경력단절 여성 비중은 2014년 37.3% → 2021년 28.5% → 2024년 23.9%로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과거 남성 중심이었던 '첨단 산업'으로 여성의 진출이 확대된 것을 주목한다. 정보통신업(2021년 8만2959명 → 2025년 16만2629명)은 2배 가까이 늘었고,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2021년 14만1048명 → 2025년 18만671명) 분야에서도 30대 여성 취업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다른 업종에 비해 복지 체계가 잘 갖춰졌다고 평가받는 곳이다.



정성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이런 첨단 산업에서 남녀 30대 취업자가 비슷하게 늘고 있는데, 과거보다 성별에 따른 취업 구분이 완화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향후 여성 고용률에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신재민 기자
이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복지·서비스 일자리에 30대 여성 취업이 는 것도 한몫했다. 공공행정·사회보장(8만7477명→14만4166명), 보건업(32만8008명→37만6212명), 숙박 및 음식점업(12만5307명→15만66명) 등이 대표적이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건이나 돌봄(사회보장) 분야처럼 여성 인력을 선호하는 업종의 일자리가 코로나19 직후 빠르게 회복된 점도 2021년 이후 30대 여성 고용률 급등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30대 여성 취업률이 크게 떨어지는 이른바 ‘M커브’ 현상이 뚜렷했지만, 이젠 그 흐름이 바뀌고 있다. 오히려 올해 4월 기준 30대 여성 고용률은 73.1%로, 15~29세(47.6%), 40~49세(68.6%), 50~59세(67.7%), 60세 이상(39.8%) 등 전 연령대 여성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제 30대 여성 고용이 단순한 수치상의 양적 증가보다 고용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30대 여성 취업의 상당수는 아직 고용 질이 낮은 분야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신자은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2021년 코로나19 이후 일자리는 주로 단시간 근로, 임시·비정규직 형태로 회복됐다"며 "임금과 근로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보니 남성보다는 여성 중심으로 취업이 이뤄지면서 30대 여성 취업률이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성미 연구위원은 “정책적 지원이 가장 시급한 대상은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여성 근로자”라며 “대기업처럼 유연근무제 도입이 어려운 중소기업에는 시간차출근제 등 현실적인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자은 교수도 “이제는 여성 고용률과 출산율이 반비례한다는 공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여성이 아이를 낳고도 좋은 일자리에 복귀하거나 재취업할 수 있도록 취업 교육 등도 강화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연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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