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베트남 국빈 방문…항공·위성·원전 등 협력 합의(종합2보)
"프랑스는 평화·균형의 강국이자 대화·협력 중시하는 파트너" "트럼프, 푸틴의 거짓말 깨달았다…러시아에 대한 분노가 행동으로 나타나길"
"프랑스는 평화·균형의 강국이자 대화·협력 중시하는 파트너"
"트럼프, 푸틴의 거짓말 깨달았다…러시아에 대한 분노가 행동으로 나타나길"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의 첫 목적지인 베트남을 국빈 방문, 우주항공·원자력 발전 등 분야의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AFP·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날 밤 하노이에 도착한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쩐 타인 만 국회의장 등 최고 지도부를 만났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에 처음으로 베트남을 찾았다. 프랑스 대통령이 옛 식민지였던 베트남을 방문하는 것은 거의 10년 만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양국은 항공기 구매, 원전 협력, 지구 관측 위성, 국방, 철도, 사노피 백신 등 분야에서 협력하는 내용을 담은 총 14건의 협약을 체결했다.
베트남 저비용항공사(LCC) 비엣젯은 유럽 우주항공 기업 에어버스의 A330네오 주문량을 기존 주문의 배인 40대로 늘렸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에어버스도 2013년 에어버스 전신인 EADS가 제작, 발사한 베트남의 지구 관측 위성을 교체하는 사업에 협력하는 업무협약(MOU)에 서명했다.
끄엉 주석은 양국의 국방 파트너십이 "전략적 사안에 대한 정보 공유"와 방위산업, 사이버 보안, 테러 방지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포함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과 베트남 무역협상 과정에서 베트남 항공사들이 미 보잉사 여객기를 대량 구매할 가능성이 커지자 유럽 측은 에어버스가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시장 분석회사 시리움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 항공사들이 운항하는 항공기의 86%는 에어버스 기종이다.
이번 방문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힘으로 베트남 등 각국을 압박하는 미국·중국을 대신하는 협력적 파트너로서 프랑스를 홍보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하노이 도착 후 엑스(X·옛 트위터)에 "이 세기의 주요 과제들은 오직 파트너들과 협력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라면서 "국방, 혁신, 에너지 전환, 문화 교류 등 핵심 분야에서 양국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썼다.
이어 "프랑스는 평화와 균형의 강국"이라면서 "프랑스는 대화와 협력을 중시하는 믿을 수 있는 파트너다. 누군가가 철수하기로 선택할 때 프랑스는 다리를 놓는 쪽을 선택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보좌관은 AFP에 대통령이 "국제무역 규칙이라는 개념을 옹호하고 있다"면서 "강자의 법칙이 지배하는 정글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의 이런 메시지가 관세로 압박하는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영토 분쟁에서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하는 중국 모두를 겨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끄엉 주석과 회담 이후 법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유지할 것을 촉구하고 항행의 자유에 대한 지지를 강조했다. 항행의 자유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서 중국과 대립하는 베트남이 중시하는 사안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는 27일에는 베트남의 에너지 분야 주요 관계자들을 만나 프랑스 원전 기술을 홍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원전 개발 재개를 선언한 베트남은 남부 닌투언성에 들어설 첫 원전 건설 계약을 러시아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과 신속히 진행하기로 했으며, 일본·한국·프랑스와도 원전 협력 가능성을 논의 중이다. 또 미국과 무역협상 과정에서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기업 페트로베트남이 미 웨스팅하우스와 원전 개발 협력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7일 2박 3일간의 베트남 방문을 마무리하고 인도네시아로 이동한 뒤 오는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국제 안보 회의인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완전히 미쳐버렸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한 거짓말들을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깨달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에 대한 분노가 행동으로 나타나기를 희망한다면서 러시아에 대규모의 제재 위협을 가해 휴전에 동의할 시한을 설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EU와 미국의 무역 협상이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논의가 잘 진전되고 있다"며 "양측이 관세를 가장 혜택이 큰 무역이 가능해지는 최대한 낮은 수준으로 되돌리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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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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