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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본색 드러내는 폰세…“영광의 18K, 타투로 남겨야죠”

한화 폰세는 올 시즌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를 달리며 KBO리그 최고 투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역대 정규이닝 한 경기 최다 탈삼진(18개) 기록을 작성한 그는 “한국 생활을 기념할 타투를 새기고 싶다”고 털어놨다. [사진 한화 이글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코디 폰세(31)는 명실상부한 올해 최고 투수다. 올 시즌 11경기에 선발 등판해 8승 무패, 평균자책점 1.63, 탈삼진 97개를 기록했다. KBO리그 10개 구단의 유일한 평균자책점 1점대 투수이며, 다승도 박세웅(롯데 자이언츠)과 공동 1위다.

특히 탈삼진 기세가 무시무시하다. 2021년 아리엘 미란다(두산 베어스)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5개)을 한참 뛰어넘을 페이스다. 지난 17일 대전 SSG 랜더스전에선 8이닝 동안 삼진 18개를 잡아내 정규이닝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새로 썼다. ‘국보급 투수’ 선동열이 연장까지 13회 동안 잡았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날 폰세는 18번째 삼진을 잡아낸 뒤 마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훔쳤다. 지난 25일 대전에서 만난 그는 “2017년 12월 뇌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생각나 울음이 터졌다”고 털어놨다. 당시 마운드 주위로 흰 나비 한 마리가 날아다녔다. 그는 “나중에야 영상을 보고 알게 됐다”며 “어머니가 내 특별한 성취를 곁에서 지켜봐 준 것 같아 더 마음이 아팠고 생각이 많이 났다.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라고 되새겼다.

신재민 기자
폰세는 키가 1m98㎝다. KBO리그 최장신 선수다. 모든 종목에서 환영할 만한 체격인데, 그는 “뛰는 걸 싫어해서” 투수를 택했다. 원래 꿈은 카레이서였다. 레이싱 트랙 관련 일에 종사한 아버지와 함께 어린 시절 일요일마다 포뮬러원(F1) 경기를 봤다. 몸이 너무 커서 레이싱카에 들어가지 못하는 뜻밖의 핸디캡에 막혀 결국 야구에 정착했다.

몸에 문신이 여러 개 있다. 왼쪽 팔과 가슴, 허벅지에는 부모와 할아버지를 상징하는 타투를 새겼다. 오른팔은 자신의 ‘여정’을 담는 캔버스다. 일본 프로야구 시절의 별명을 따 ‘곰 웅(熊)’자와 칼을 든 미야모토 무사시를 그려 넣었다. 이제 그 윗부분에 한국 전통을 상징하는 문신도 새기려 한다. 당초 호랑이를 생각했는데, KIA 타이거즈 상징이라서 대안을 찾고 있다. 확정한 타투도 하나 있다. 왼쪽 귀 뒤에 18탈삼진 신기록을 기념하는 숫자 ‘18’을 새길 계획이다. 그는 “오는 10월에 태어날 딸 이름도 새길 거다. 이름은 태어나기 전까지 비밀”이라며 웃었다.

한화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29)는 폰세가 한국에서 만난 최고 파트너다. 똑같이 11경기에 등판해 7승2패, 평균자책점 3.50이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도 8차례로 폰세와 공동 2위다. 폰세는 “온라인에서 우리를 ‘최강 듀오’라고 부르는 걸 봤다”며 “라이언과는 투수로서는 선의의 경쟁을 하고, 야구장 밖에서는 같은 언어로 모든 것을 얘기할 수 있는 친구”라고 말했다.

신재민 기자
폰세의 아내 에마와 와이스의 아내 헤일리는 이미 남편들 이상 돈독해졌다. 대전에서 러닝 크루를 꾸려 주말 경기 전 야구장 주변을 달리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폰세를 인터뷰한 날도 에마와 헤일리는 제주에서 하프마라톤에 출전했다. 가족 얘기 또 하나. 폰세의 처남, 즉 에마의 남동생이 미국프로풋볼(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간판 타이트 엔드 조지 키틀이다. 키틀은 먼 타지에서 뛰는 매형 폰세를 물심양면 응원한다. 폰세는 “(처남) 조지는 내 일과 가정, 심지어 영화 ‘스타 워즈’를 향한 사랑까지 지지해준다”며 “풋볼은 야구보다 물리적 충돌이 많다. 그래서 (부상 등에 해박한 처남이) 필드 밖에서의 몸 관리도 많이 조언해준다”고 고마워했다.

폰세는 끈끈한 동료애와 모범적인 직업의식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화의 젊은 투수들에게 좋은 ‘형’ 역할을 하는 그는 “한화에서 뛰는 게 정말 즐겁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가 잘 어우러져 더 좋다”며 “젊은 투수들을 보며 초심을 일깨우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수 모두가 서로에게 배우면서 성장하는 게 야구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다섯 선발 투수가 끈끈한 유대감을 유지하면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다”고 귀띔했다.

‘부상 없는’ 폰세는 더 강해질 일만 남았다. 더울 때 더 잘 던진다는 그는 “이제 기온이 올라가는 것 같아 더 기쁘다”고 싱글벙글했다. 언젠가 메이저리그에서 못다 이룬 꿈을 펼치고 싶지만, 지금은 한화 에이스 역할에 충실할 생각이다. 그는 “빅리그 도전은 모든 야구선수의 꿈”이라면서도 “지금의 나는 한화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지는 게 정말 즐겁다. 내가 선발 등판하는 날 건강한 몸으로 마운드에 서 있고 싶다”고 강조했다.



배영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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