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쯤 휴전, 5년 못 넘길 것…푸틴은 우크라로 끝내지 않는다" [종전협상 우크라를 가다④]

그러다 보니 정작 주인공인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선 논의가 소홀하다. 레오니드 추프릴 우크라이나 국립세무대 지정학·지리전략학과 부학과장은 21일(현지시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시각을 대변했다. 그는 전 세계가 궁금해하는 종전과 관련해선 “올가을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일시 휴전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면서도 “휴전 기간은 5년을 넘기기 어렵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일으킨 목적은.
A : 푸틴은 10년 전부터 “세계의 가장 큰 문제는 소련이 붕괴한 것”이라고 했다. 푸틴의 목표는 옛 소련 구성국을 모아 재건하는 것이다. 또한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해 부유해지는 데 대한 두려움이 있다. (우크라이나가 잘살게 된 걸 본 러시아인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푸틴이 권력을 잡고 있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수준으로 경제적으로 못 사는 걸 원한다. 이번에 러시아군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도 세탁기, 노트북 등 가전제품을 약탈했다. 러시아에선 보지 못하던 물건들이다.
Q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 방식은 효과적인가.
A : 아직 별다른 성과가 없다. 푸틴이 대화와 외교의 시간조차 전쟁의 수단으로 사용해서다. 푸틴이 “평화를 원한다”고 말하는 건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풀어달란 얘기다. 종전을 원한다는 말이 아니다.

Q :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가 제안한 종전안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나.
A : 푸틴 정권은 우크라이나의 4개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을 합병하려 든다.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가 지금까지 점령한 영토에 대해서 영유권 주장을 하는 건 용인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미점령 지역에 대해서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건 선을 넘은 것이다.
Q : 러시아를 어떻게 압박할 수 있나.
A :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더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면 빼앗긴 땅도 되찾을 수 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로 끝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다음엔 폴란드, 라트비아 등을 노릴 것이다.
Q : 푸틴 스스로 전쟁을 멈출까.
A : 푸틴 자신도 제어가 안 될 것이다. 푸틴을 멈추는 방법은 딱 하나다. 힘으로 세우는 것이다.
Q :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쿠르스크주 공격은 실패로 귀결됐다.
A : 우크라이나가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전선이 너무 길어졌다. 병력 보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후퇴한 것이다. 러시아도 쿠르스크 탈환을 위해 많은 무기와 자원을 투입했다.
Q : 우크라이나는 언제까지 견딜 수 있나.
A : 우크라이나의 자원과 무기를 고려하면 1년 정도 더 버틸 수 있다. 유럽이 도와주면 기간이 더 연장될 수 있다. 다행히 러시아 경제가 하강 국면에 들어갔다. 유가가 떨어지면 러시아 경제가 더 버티지 못할 것이다.
Q : 전쟁은 언제까지 지속할까.
A : 내 분석으로는 휴전은 가을쯤에 될 것 같다. 그러나 전쟁이 실질적으로 끝나는 건 아니고. 5년쯤의 한시적 휴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에 푸틴의 통치 시스템이 망가지거나, 다시 무엇인가 시작될 거 같다. 푸틴이 죽고 다른 사람이 정권을 잡으면 러시아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려 들 것이다. 러시아의 올리가르히(권력과 결탁한 재벌)도 우크라이나와 전쟁보다 무역 거래를 원한다.
박현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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