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볼링핀처럼 쓰러져" 리버풀 우승퍼레이드서 승합차 돌진 "47명 부상"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높여 군중을 향해 돌진했고, 사람들이 볼링핀처럼 쓰러졌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FC 우승 퍼레이드 현장에서 승합차가 군중을 향해 돌진한 장면을 목격한 한 BBC 기자 댄 오군샤킨의 증언이다.
![리버풀 우승 퍼레이드 현장에서 차량이 군중을 향해 돌진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팬들이 경찰의 도움을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27/502261e8-4c8b-4fca-ac85-45d21438de27.jpg)
현지시간 26일 영국 리버풀에서 연고팀 리버풀FC의 우승을 축하하던 군중을 향해 차량이 돌진해 50명 가까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6시경 리버풀의 워터 스트리트에는 리버풀 선수단의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축하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약 16㎞ 구간의 도로 양쪽에 수 십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
리버풀 선수단이 오픈탑 버스를 타고 우승 트로피를 들고 퍼레이드를 펼치는 행사가 다 끝난 뒤 도로 통제가 해제된 직후 사고가 발생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검은색 승합차 한 대가 돌진해 사람을 친 뒤 군중들이 많이 몰려있는 방향으로 핸들을 틀어 속도를 높여 그대로 돌진한다. 차량은 불도저처럼 여러 사람들을 밀어 버린 뒤에야 멈춰 섰다.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한 리버풀 선수단이 우승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EPA=연합뉴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27/e8b68b6f-99d2-48c9-b15d-1e35b9c7b5a0.jpg)
사람들의 비명이 이어졌다. 20번째 리버풀 우승 축하 장소가 공포의 현장으로 바뀌었다. 가까스로 사고를 피한 흥분한 시민들은 차량을 향해 달려들어 창문을 부쉈다. 이미 차량 뒷유리는 완전히 박살 난 상태였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목격한 해리 라시드는 PA미디어에 “차 보닛에 사람들이 떨어지는 ‘펑, 펑, 펑’ 소리가 들렸다. 정말 끔찍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 맷 콜 BBC 기자는 “우리 가족은 말 그대로 몇 인치 차이로 사고를 피했다. 함께 있던 딸을 붙잡고 뛰었다”며 차량은 시속 32㎞~48㎞ 정도로 주행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오군샤킨 기자는 “축하와 기쁨, 행복으로 물들었던 분위기가 갑자기 두려움과 공포, 불신으로 바뀌었다. 지옥이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
![리버풀 우승축하 퍼레이드 차량돌진 현장. [EPA=연합뉴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27/7700f6dc-4a92-4a10-a5bf-e764b245b1c3.jpg)
현장에서 경찰에 즉시 체포된 운전자는 리버풀 출신의 53세 백인 영국인으로, 영국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 중이다. 다른 누군과 연관성이 없는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테러 행위로 간주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로 최소 47명이 다쳤다. 20명은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고, 27명은 병원으로 후송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부상자 중 어린이도 4명 포함됐고, 특히 어린이 1명과 성인 1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구조당국이 밝혔다. 부상자 중 4명은 차량에 깔려있다가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5월의 마지막 월요일인 ‘스프링 뱅크 공휴일’을 맞아 팬들이 많이 몰려 피해가 더 컸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소셜미디어 X에 “리버풀에서 벌어진 끔찍한 장면을 보며 다치거나 피해를 본 모든 분께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적었다. 리버풀 구단도 “응급 서비스 및 지역 당국에 계속해서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역시 “리버풀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건은 충격적이며 피해자 분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 구단과 연락하고 있으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우승 퍼레이드는 리버풀이 5년 전 프리미어리그 우승 당시 코로나19 여파로 팬들과 함께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달래 개최한 행사였다. 리버풀(25승9무3패)은 올 시즌 일찌감치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박린.심정보([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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