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입법 장악 마두로, 베네수엘라 총선서 '부정선거' 후폭풍
니콜라스 마두로(62)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치른 총선에서 압승하며 ‘일당 독주 체제’를 굳혔다. 하지만 선거 전후로 공정성에 대한 의혹과 부정선거 논란이 확산하며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선거의 정당성을 둘러싼 비판은 거세다. 공식 발표된 투표율 42.63%를 두고 실제보다 크게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국민의 85%가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이번 투표는 정권 유지를 위한 요식 행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야권 연합 ‘코만도 콘 베네수엘라’는 “실제 투표율은 12.56%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현지 정치·선거 분석가 에우제니오 마르티네즈는 콜롬비아 방송 NTN24에 “2100만 명의 유권자 가운데 선거인명부에 기록된 건 550만 명에 그쳤다”며 “실제 투표율은 약 25% 수준으로 지난 20년간 치른 선거 중 가장 낮은 투표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CNE가 QR 코드를 제거하고 투표 집계 시트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결과를 조작할 수 있는 여지를 뒀다”고 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7월에도 부정선거 의혹 속에 3선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에도 야권 유력 주자들의 출마를 차단하고 개표 과정의 불투명성 등으로 국내외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2013년 집권 이후 마두로는 친정부 성향의 선거관리위원회와 사법부를 구성하며 권력 기반을 강화해왔다.
선거 당일 현지 분위기도 싸늘했다. AP통신은 “투표소에는 군인 수가 유권자보다 많았다”며 “수도 카라카스를 중심으로 중앙정부가 거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공영 PBS방송은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선거에 회의적이었다”며 “이번 투표가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믿는 이는 거의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가이아나 정부는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반발했다. 모하메드 이르판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은 국회를 해산하고 오는 9월 1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하며 “우리는 투표를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고 영토를 방어할 것”이라고 했다.
한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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