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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아닌데 샤넬 같다" 다이소 이 제품, 이유있는 품절 대란

'명품스러운'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이른바 ‘듀프’ 소비가 전세계에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오랜 경기침체와 고물가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듀프(Dupe)란 복제품을 뜻하는 ‘듀플리케이션’(Duplication)의 줄임말로, 고가 브랜드 제품과 비슷한 기능·디자인을 가진 저렴한 제품을 이르는 말이다. 합리적이고 트렌디한 이미지로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능은 명품과 같으나 자체 브랜드로 차별화하는 것이 과거 (불법적인) 모조품, 짝퉁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에르메스 버킨백과 디자인이 거의 유사한 월마트의 백이 대표적이다. ‘워킨백’ 이라는 별명이 붙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에서의 가격은 78달러(약 11만원)로, 버킨백의 200분의 1 수준인데, 지난해 나오자마자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한국에선 다이소가 지난해 뷰티 브랜드 손앤박과 협업한 ‘아티스프레드 컬러밤(3000원)’이 ‘저렴이 샤넬립밤’으로 주목을 받으며 품절 사태를 빚었다.
월마트 ‘워킨백’(왼쪽)과 에르메스 버킨백을 비교하는 유튜브 영상.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올해 2월 실시한 조사에선 미국 성인 10명 중 3명(27%)이 듀프 제품 구매 경험이 있다고 했다. '듀프'에 대해 '패셔너블(69%)', '트렌디(68%)'와 같은 단어를 떠올렸다. 시장조사기관 민텔에 따르면 내수 위축을 겪고 있는 중국에서도 최근 3년 간(2022~2024년) ‘듀프’(핑티, 平替) 관련 검색이 3배 늘었다.

패션잡지 보그는 “듀프가 올해 패션 뷰티 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라며 “틱톡과 Z세대(1990년대 중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의 실용적 소비 태도가 이를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듀프 소비 현상에 대해 "할인에 굶주린 소비자가 저렴하고 고품질의 복제품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짚었다.

관련 기업의 실적은 고공비행이다. 유니클로의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은 최근 6개월(지난해 10월~올해 3월) 순이익(2335억7000만 엔)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9% 늘었다. 미국 10대들이 좋아하는 '듀프' 화장품 엘프뷰티(e.l.f)의 지난해 4분기 매출(3억5530만 달러)도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한국에선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4.7% 늘어난 4조원에 육박했다. 무신사도 올해 1분기 매출액(2929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다. 역대 1분기 매출 중 최대 규모다.
챗GPT가 생성한 '듀프' 이미지.

반면 주요 명품 업체들은 미·중 무역 분쟁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매출이 내림세다. 블룸버그ㆍ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샤넬은 지난해 영업이익(-30%)ㆍ순이익(-28%)이 동시에 줄었는데, 동반 감소는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일자리의 20%를 줄이겠다고 밝힌 버버리의 최근(2024년 4월~2025년 3월) 매출은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는 올해 명품 시장 전망치를 '최대 4% 성장' 전망에서 '2~5% 감소'로 낮췄다.

이영애 교수는 “보통 경기가 어려우면 명품이나 초저가로 양극단 소비 현상이 나타나는데, 지금은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다 보니 명품 소비를 따라가는 밴드왜건(편승 소비) 여력이 남아있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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