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베트남 통신기업과 1300억원 파트너십 체결…동남아 AI 시장 공략 속도 [팩플]

KT가 베트남 최대 통신사를 보유한 비엣텔(Viettel)그룹과 1300억원 규모 ‘인공지능(AI) 전환’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그간 축적해온 AI 역량을 바탕으로 동남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협약식은 26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비엣텔그룹 본사에서 열렸다. 김영섭 KT 대표와 따오 득 탕 비엣텔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베트남 국영기업인 비엣텔그룹은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 11개 국가에서 1억 3800만명의 이용자에게 통신·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73억 4000만 달러(약 10조원)다. 김영섭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비엣텔그룹의 성공적인 AI 전환(AX)을 지원하고 베트남 및 동남아 지역의 전방위적인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KT는 비엣텔그룹의 AI 전환 전략 실행 로드맵을 공동 개발한다. 또 KT의 AI 기술을 활용해 국가 AI 모델과 베트남 특화 AI 에이전트, 보이스피싱 방지 솔루션 등을 함께 만든다. 인프라 구축도 함께 추진한다. AI 데이터센터(DC)와 대량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연결한 GPU팜 등의 AI·클라우드 인프라를 대폭 확충할 예정이다. AI 역량 강화와 관련해선 KT의 AI 교육 플랫폼 ‘AICE’를 베트남 전역으로 확장해 전문가를 양성한다. 또 하노이 글로벌개발센터를 활용해 AI 기술 노하우를 동남아 전역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KT는 이번 파트너십 체결로 AI 사업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를 비롯한 통신사들은 굳건한 국내 시장 점유율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동시에 글로벌 사업 동력이 약하고 성장 폭도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KT는 AI 시대 도래가 이런 상황을 타파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 AI에 투자를 집중하며 글로벌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3월에도 이런 전략 아래 태국 자스민그룹의 IT 전문 회사 ‘자스민 테크놀로지 솔루션’(JTS)과 태국어 거대언어모델(LLM)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지난달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클라우드 분야 자회사 KT 클라우드와 함께 GPU 자원 관리를 위한 인프라도 현지에 조성했다.

KT는 이번 비엣텔그룹과의 파트너십 역시 동남아 지역으로 사업 영토를 넓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향후 합작 투자를 통한 조인트벤처(JV) 설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윤정민([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