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칠 '포효하는 사자' 초상사진 훔친 남성 징역 2년형
처칠 '포효하는 사자' 초상사진 훔친 남성 징역 2년형(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를 상징하는 초상 사진 '포효하는 사자'(The Roaring Lion) 원본을 훔쳤던 캐나다인이 징역 2년 형을 선고받았다고 캐나다 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타와 법원은 이날 제프리 우드라는 남성의 절도, 위조, 범죄수익 거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에서 하루를 뺀 기간만큼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2021년 12월25일∼2022년 초 오타와의 샤토 로리에 호텔에서 이 사진을 훔친 혐의를 받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사진은 1941년 당시 67세였던 처칠 전 총리가 캐나다 의회에서 연설을 마친 직후 찡그린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사진 속 표정으로 처칠 전 총리는 '포효하는 사자'라는 별명을 얻게 됐고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 저항의 상징이 됐다. 영국 5파운드 지폐 도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사진을 촬영한 캐나다 사진작가 유수프 카쉬는 자신이 오래 묵었던 샤토 로리에 호텔에 1998년 이 사진을 기증했다.
이후 2022년 8월 호텔 직원들은 메인 로비 옆 열람실 벽에 걸렸던 이 사진이 위조품으로 교체된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추적 끝에 이탈리아 제노바에 거주하는 한 남성이 런던 경매사를 통해 초상 사진을 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진이 도난품인 줄 몰랐던 이 남성이 작품 반환에 동의하면서 사진은 지난해 9월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수사 끝에 체포된 범인 우드는 정신 건강 문제로 고통받는 형을 위해 돈을 마련하려고 사진을 훔쳤다고 진술했다.
선고 과정에서 로버트 워든 판사는 "캐나다 사진작가가 촬영한 초상 사진이 이처럼 유명해진 것은 국가적 자부심의 상징"이라며 "우리 사회에는 이런 작품들이 전시돼 모든 캐나다인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신뢰의 요소가 있는데 그러한 재산을 훔치고 훼손하며 거래하는 것은 그 신뢰를 배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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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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