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우크라 사거리 제한 해제, 이미 몇달전 얘기"(종합)
러 "독일의 결정, 더 어려운 상황 초래"
러 "독일의 결정, 더 어려운 상황 초래"
(베를린·모스크바=연합뉴스) 김계연 최인영 특파원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서방 무기의 사거리 제한을 해제했다는 자신의 발언이 몇 달 전 결정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북유럽 정상 하계회의 참석차 핀란드 투르쿠를 방문한 메르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사거리 제한 문제는 몇 달 전 논의됐고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 어제 다시 말했다"며 "이미 몇 달 동안 진행한 상황을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공급받은 무기를 사용할 권한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전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로파포럼 행사에서 "영국과 프랑스, 독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에 사거리 제한이 더 이상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제, 어느 무기의 제한을 해제했다는 건지 더 설명하지 않아 추측이 분분했다.
메르츠 총리가 언급한 4개국은 지난해 5월 자국이 지원한 무기로 방어 목적에 한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도록 허용했다. 작년 11월에는 미국 에이태큼스(ATACMS)와 영국 스톰섀도 등 사거리 250∼300㎞짜리 미사일 사용 제한도 풀렸다. 두 미사일은 이미 러시아 쿠르스크주와 로스토프주 등지로 여러 발 발사돼 서방 장거리 무기에 걸린 제한은 사실상 전부 해제된 상태다.
메르츠 총리가 과거 언급한 대로 사거리 500㎞를 넘는 독일산 타우러스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는 뜻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독일에서는 타우러스를 두고 또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아그니에스카 브루거 녹색당 부대표는 "맞는 말이지만 늦은 감이 있다"며 타우러스를 빨리 넘기라고 요구했다.
이달 초 새로 꾸려진 독일 정부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 내역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라르스 클링바일 독일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사거리 문제에 관해 이전 정부의 결정을 넘어서는 새로운 합의는 없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의 언급에 대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독일이 러시아 영토 깊숙이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는 결정을 오래전 비밀리에 결정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는 유럽 지도자들의 역량 수준을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그들(독일)은 자신이 오랜 시간 지원한 키이우 정권(우크라이나)의 구멍으로 더 깊이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어떤 독일 무기도 러시아 '특별군사작전'의 흐름을 바꾸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레오파르트 등 독일산 무기가 불타는 것을 이미 목격했으며 타우러스와 독일제 드론도 마찬가지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메르츠 총리가 영국, 프랑스, 미국의 무기 사거리 제한 해제 조치를 대신 언급할 권한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자기를 홍보하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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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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