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새 3건' SPC 잇단 사망 사고에 야구팬도 크보빵 불매운동

지난 19일 50대 근로자가 사망 사고가 발생한 SPC삼립 제빵공장에 대해 27일 경찰과 고용노동부 합동감식이 진행됐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한국프로야구(KBO)와 협업빵인 일명 ‘크보빵’ 등 SPC 제품에 대한 불매 움직임도 벌어지고 있다.
시흥경찰서와 고용노동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산업안전공단 등 4개 기관은 이날 오후부터 경기 시흥 시화공장에 대한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A씨(56)씨가 19일 오전 냉각 컨베이어 벨트에 직접 윤활유를 뿌리다 기계에 끼이는 사고로 숨진 데 대해서다.
장지영 시흥경찰서 형사1과장은 “기계의 전반적인 작동 상태, 그리고 안전 조치 여부, 기타 다른 문제점이 없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공장 관계자 7명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SPC 공장에서 잇달아 사망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는 데 대해 소비자들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망 사고가 발생한 시화공장이 한국프로야구(KBO)와 SPC가 협업해 지난 3월 출시한 크보빵을 생산하는 것과 관련 일부 야구팬들이 KBO와 SPC의 협업 반대 서명을 벌이고 있다.
오픈 캠페인 플랫폼 ‘빠띠’에는 크보빵 협업 규탄 트럭 시위 모금 요청이라는 제목의 크라우드 펀딩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 글엔 “피 묻은 빵을 아이들에게 먹일 수 없어 호빵도 끊었다”며 “근로자를 도구 취급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반드시 퇴출해야 한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파리바게뜨나 배스킨라빈스 등 SPC 계열사 목록을 공유하면서 ‘구매하지 말자’고 권유하는 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 시화공장 사고를 포함해 SPC 공장에선 최근 3년간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2년 10월 15일 경기 평택 SPL(SPC 계열사) 제빵공장에선 20대 직원이 소스 배합기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2023년 8월 8일엔 경기 성남 샤니 공장에서 50대 직원이 기계에 끼는 사고를 당하면서 목숨을 잃었다. 부상은 5건으로 조사됐다.
중대재해 관련 학자 및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중대재해전문가넷’은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고는 30년 넘은 설비에서 발생했는데 방호 덮개나 비상 정지 장치 등 기본적 안전장치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설비 교체나 안전 시스템 개선에 실질적인 조처가 없었기 때문으로 구조적 실패”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도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고는 예견된 것”이라며 “동일한 형태로 사고가 반복된 점을 고려할 때 또 다른 사회적 혼란이 양산할 개연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정교하고 실질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우고 이행해야 하는데, 엄벌을 피하기에만 급급한 실정”이라며 “큰 기업은 양적으로만 대책을 세우고 작은 기업은 손 놓고 있어 재해 예방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PC삼립 관계자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전했다.


손성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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