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했는데 리그 17위? 토트넘, 역사상 최악의 시즌… 팬들 경악-포스테코글루 당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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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유럽 정상에 오른 트로피 하나로 모든 것이 덮이진 않았다. 토트넘 홋스퍼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사상 최악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26일(한국시간) 토트넘은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프리미어리그 최종 38라운드 홈경기에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에 1-4로 완패했다.
이날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 토트넘은 리그 최종 성적 11승 5무 22패, 승점 38점을 기록했다. 골득실 -1. 리그 17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래 가장 낮은 순위다. 종전 최저 순위는 1993-1994시즌의 15위였다.
이미 유로파리그 우승을 통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한 상태였기에 결과에 연연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홈에서 1-4로 무너진 경기는, 유럽 정상이라는 명예 뒤에 숨겨진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손흥민은 부상과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아예 출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검은색 평상복 차림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동료들을 응원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이번 시즌 7골 9도움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8시즌 연속 이어온 리그 두 자릿수 득점 행진도 이번 시즌을 끝으로 멈췄다.
경기 초반만 해도 토트넘은 활기찼다. 손흥민을 대신해 선발 출전한 텔이 전반 17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돌파를 시도하다 상대 수비의 반칙을 이끌어냈고, 페널티킥은 솔란케가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솔란케는 이번 시즌 리그 9호골을 기록하며 팀 내 득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전반 종료 직전, 텔에게 결정적인 추가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왼발 슈팅이 막히며 기회를 놓쳤다. 전반은 토트넘이 1-0으로 앞서며 마무리됐다.
그러나 후반전은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브라이튼은 하프타임과 동시에 일본 대표 미토마 가오루를 투입하며 흐름을 바꿨다. 그리고 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힌셸우드가 혼전 끝에 동점골을 밀어넣었다. 토트넘 수비는 완전히 무력했다.
20분 후, 또다시 코너킥. 이번에도 힌셸우드가 정확한 위치 선정을 통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똑같은 장면에 두 번 당한 토트넘의 수비 라인은 붕괴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중반 교체 카드를 꺼냈다. 솔란케, 벤탄쿠르, 반 더 밴을 빼고 히샬리송, 비수마, 벤 데이비스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분위기는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종료 직전, 후반 44분에는 브라이튼의 오라일리가 페널티킥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터뜨렸고, 추가시간에는 디에고 고메스가 중거리포를 작렬시키며 완벽한 대승을 완성했다. 홈팬들 앞에서 무너진 토트넘은 유럽 우승의 감격을 잊은 듯한 참담한 모습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유로파리그 우승이 없었다면 강등권 경쟁에 휘말릴 수도 있었던 성적이다. 최다 패배, 최저 승수, 리그 최악의 순위까지 겹쳤다.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낙관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17년 만에 트로피를 들었고, 챔피언스리그 진출까지 이뤘다. 시즌 전 이 같은 결과를 예고했다면 모두가 박수쳤을 것”이라며 자평했다.
이어 “솔직히 내 거취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납득되지 않는다. 구단 내부 누구도 내게 향후 방향에 대해 설명한 적이 없다. 그래서 내가 이런 질문에 반복적으로 답해야 하는 것 같다”며 구단과의 소통 부재를 에둘러 비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이러한 반응에 대해 영국 공영방송 BBC는 “리그 17위라는 결과는 어떤 변명으로도 설명될 수 없다. 유로파리그 우승이 없었다면 감독 교체 요구는 이미 폭발했을 것”이라고 직설적인 비판을 내놓았다.
시즌 종료와 함께 토트넘은 기로에 섰다. 유럽 정상의 영광 뒤, 리그 최악의 성적이라는 이중적 현실. 포스테코글루 체제를 이어갈 것인지, 혹은 방향을 완전히 전환할 것인지 구단의 선택에 시선이 쏠린다. / [email protected]
우충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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