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톱5 찍은 ‘탄금’…“야사 부스러기 모아 썼어요”

동명의 원작 소설을 쓴 장다혜(45) 작가의 이력은 조금 독특하다. 20대에 영국과 프랑스에서 호텔리어로 일하다 이소은의 ‘사랑해요’, 이수영의 ‘눈물이 나요’ 등을 작사했고 30대에 에세이를 쓰다 41세에 첫 소설을 냈다. 『탄금』이 그의 소설 데뷔작이다.

Q :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늘 독특한 직업을 다룬다.
A : “궁궐 속 당파 싸움이나 후궁 암투를 다루는 기존 콘텐트와 달리 백성들의 생활을 그리고 싶었다. 흥미로운 직업을 부여해 평범한 삶을 새롭게 보여주려 했다. 여러 고서, 특히 민초의 삶이 담긴 야사집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Q : 조선 시대에 애정을 갖는 이유는.
A : “조선의 회화와 서적에 흥미가 있었고, 당시 시대상이 현대와 닮은 점도 많아 자연히 끌렸다. 현대극도 생각해봤지만 여전히 조선에 관심이 머물더라. 작가는 결국 취향으로 독자를 이끄는 존재라 생각한다.”
Q : 매골자·묘지기 같은 인물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
A : “‘매천야록’, ‘연려실기술’, ‘어우야담’ 등 조선 야사집에 담겨있는 흥미로운 설화, 기이한 소문을 좋아한다. 호박 안에 갇혀있던 모기에서 거대한 공룡이 탄생하는 영화 ‘쥬라기 공원’처럼, 고서 속 자잘하고 하찮은 부스러기들이 큰 이야기의 시작이 되는 경우가 많다.”
Q : 오랜 해외 거주 경험이 글쓰기에 영향을 미치나.
A : “지금 살고 있는 프랑스 역사나 문학에도 관심이 많은데 그런 것을 조선 시대에 대입해 보는 것을 즐긴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이나 잔다르크 이야기를 조선 배경으로 다시 쓴다면 어떨지 생각해보는 식이다.”
Q : 다양한 직업을 거쳤다.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는.
A : “외국에서 살면서 반작용으로 조선 시대와 고미술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것이 글쓰기로 이어졌다. 20~30대에 작사를 하고 에세이를 쓴 경험도 소설 쓰는 데 도움이 됐다.”
Q : 처음부터 영상화를 고려했나.
A : “‘탄금’은 시나리오로 집필하다 소설로 고쳐 쓰게 됐다. 지금도 소설을 쓸 때 시나리오처럼 장면마다 번호를 붙이고 등장인물, 장소, 시간을 적어 구체화시키는 습관이 있다. 영상화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기보다 머릿속에 정확한 이미지가 그려져야 글이 풀리기 때문이다.”
Q : 신작 『탁영』이 전작과 다른 점이 있다면.
A : “『탄금』 이후 고어나 순우리말의 매력을 알게 됐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어렵고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많았다. 그래서 이번엔 쉬운 문장에 집중했고, 한자어 사용을 자제했다.”
Q : 차기작은.
A : “고종 시대를 배경으로 사라진 미술품을 쫓는 미스터리 소설을 집필 중이다.”
홍지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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