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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프리즘] 대선이 만든 빈자리

최모란 사회부 기자
경기도는 요즘 공무원 채용으로 분주하다. 대변인과 언론협력담당관 등 개방형 직위와 신문팀장 등 임기제 공무원을 뽑는 임용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경제부지사와 정무·기회경기수석 등을 뽑는 개방형 공무원 채용도 예고한 상태다. 이 빈자리는 지난달 9일 김동연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생겼다. “김 지사를 돕겠다”며 경기도 공무원 30여 명이 선거 캠프에 합류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달 9일 자동차 부품 관세 대응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채용 공고가 뜨자마자 지역 정가는 들썩였다. “선거를 돕기 위해 떠났던 인사 상당수가 이전에 수행했던 직에 그대로 복귀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지난달 29일 경기도로 복귀한 김 지사가 “저를 돕기 위해 나갔던 분들을 포함해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빈자리를 채우겠다”며 재기용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 이혜원 의원(국민의힘·양평2)은 “공개 채용 절차를 거쳤다곤 해도 해당 인사들이 다시 발탁된다면 ‘복귀를 위한 형식적 절차’라는 비판을 살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기도만의 일이 아니다. 인천시에선 유정복 인천시장의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돕기 위해 공무원 10여명이 사직서를 냈다. 이들은 유 시장이 경선에서 탈락하자 사직 철회 요청서를 내고 다시 인천시에 복귀했다고 한다. 서울시에서도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선 출마 준비를 돕기 위해 사직서를 냈던 정무직 인사들이 오 시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닷새 만에 복귀하는 일이 벌어졌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출마를 위해 사퇴할 당시에도 정무직 공무원과 산하기관장들의 줄사퇴가 이어졌다.

대선 경선이 끝난 뒤에도 공직자들의 캠프행은 이어졌다. 이상갑 전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이 이달 초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민병선 전 수원컨벤션센터 이사장도 임명 7개월 만에 사직서를 내고 민주당 대선 캠프로 자리를 옮겼다. 최원용 경기경제자유구역청장 역시 최근 명예퇴직을 신청하고 “이재명 후보를 돕겠다”고 선언했다. 선거 앞에 시민은 없었다.

정치에 흔들리는 공무원들은 대부분 어공(어쩌다 공무원)이다. ‘후보의 당선’과 함께 공직자가 된 만큼 선출직과 운명을 함께할 수밖에 없다. 선출직도 늘공(늘 공무원)보단 희로애락을 함께한 측근을 더 신뢰한다. ‘보은 인사’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문제는 이런 정치적 판단으로 인한 업무 공백 등의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는 거다.

국가공무원법은 성실·복종·친절공정·비밀엄수·청렴·영리업무 및 겸직 금지·정치 운동참여 금지 등을 공무원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채용 절차가 어찌 됐든 임용된 이상 어공도 ‘시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이다. 그렇다면 정치보단 시민을 우선으로 여겨야 하지 않을까.





최모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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