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편아닌 판사에 “쓰레기”…현충일에 폭언 폭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현충일(메모리얼 데이)인 26일(현지시간) “미국을 파괴한 쓰레기(scum)들을 포함해 모두 행복한 메모리얼 데이를 보내라(Happy Memorial day)”는 메시지를 냈다.자신의 극단적 이민 정책에 제동을 건 판사들을 정면 비판한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추도식에서도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난에 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한 뒤 곧장 골프장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무능한 (바이든) 대통령이 승인해 국경을 열었고 살인범, 마약상, 강간범, 갱 단원이 미국에 들어왔다”며 “2100만 명이나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오도록 허용한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판결을 낸 판사들을 욕하며 “대법원을 비롯해 전국의 선량하고 자애로운 판사들이 우리나라를 지옥으로 몰아넣으려는 괴물(Monsters)의 결정으로부터 우리를 구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행복한 메모리얼 데이”라는 인삿말을 올렸다. AP통신에 따르면 전몰 장병을 기리는 메모리얼 데이 인사로 ‘행복하세요(happy)’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금기돼 있다.
미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진행된 연설에서도 그는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비난했다. 그는 “나는 힘들고 길었던 지난 4년을 지나 이 고귀한 공화국을 바로잡고 있다”며 “지난 4년 동안 사람들이 국경을 통해 통제 없이 밀려들어왔고, 그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짓들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두 번째 임기를 놓쳐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2026년 월드컵, 2028년 로스앤젤레스 하계 올림픽, 2028년 미국의 250주년 독립기념일을 언급하며 “(연임했다면) 이러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여러분의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세 가지 모든 것을 가졌다”며 “모든 것이 이렇게 되는 것이 신기하고, 이는 신(神)이 이렇게 되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연설은 40만 명이 넘는 참전용사와 그들이 잠든 알링턴 국립묘지의 엄숙한 배경 속에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다음 달 14일 워싱턴에서 진행될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를 언급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행사이고, 내 생각에 월드컵이나 올림픽도 모두 이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군사 행진을 강행하기로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차와 헬리콥터, 전투기가 동원되는 군사 행진에 4500만 달러(약 615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군사 행진이 진행되는 다음 달 14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회사인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MTG)’이 30억 달러(약 4조1016억원)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하는 SNS ‘트루스소셜’의 모기업인 TMTG의 시가총액은 23일 기준 약 60억 달러(약 8조2032억원)로, FT에 따르면 TMTG가 주식 20억 달러와 전환사채 10억 달러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해충돌 논란이 예상된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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