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악취 덮었다…서울 잊게 한 '천국보다 아름다운' 그곳 [GO로케]

저승에 도착한 해숙이 천국 땅을 처음 밟는 장면을 기억하시는지. 푸른 잔디가 사방으로 깔린 천국의 풍경을 담았던 장소가 바로 서울 상암동의 노을공원이다. 알다시피 이곳의 옛 이름은 난지도다. 1978년부터 1993년까지 쓰레기 매립지로, 서울의 쓰레받기 역할을 하던 곳이다. 그러다 90년대 후반 대규모 생태사업을 거쳐 지금의 노을공원과 하늘공원을 포함한 월드컵공원으로 부활했다. 악취 진동하던 쓰레기장이 천국의 무대로 환골탈태한 셈이다.
노을공원 안쪽은 죄 잔디밭이다. 빌딩은커녕 전신주 하나도 시야에 걸리지 않아, 서울에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게 된다. 공원의 이름처럼 노을 구경하기 좋은 명당으로 유명하다. 파크 골프장, 가족 캠핑장, 자연 물놀이터, 누에생태체험장 등이 조성돼 있다.

해숙이 젊은 시절의 엄마와 만나는 가파른 고갯길의 고향 집 장면도 컴퓨터 그래픽이 아니다. 경기도 유명산(862m)과 대부산(743m) 사이에 있는 고갯길 설매재의 풍경이다. 설매재 휴양림 초입에서 배너미고개 방향으로 1시간가량 올라가면 그림 같은 고원이 펼쳐진다. 영화 팬이라면 초가를 품은 고갯길의 풍경이 낯설지 않을 텐데, 영화 ‘관상’에서 관상가 내경(송강호)의 집으로 나왔던 장소다. 천만 영화 ‘왕의 남자’의 대미를 장식한 길놀이 장면도 설매재에서 찍었다.
백종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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