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떠날 때 됐다, 울컥했지만…" 김혜성에 밀려 방출, 섭섭함 억누르고 LAA 재취업 '부활 자신'

LA 다저스 시절 크리스 테일러.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에서 방출된 유틸리티 야수 크리스 테일러(35)가 ‘옆동네’ LA 에인절스에 재취업했다. 10년 몸담은 다저스를 떠나며 울컥했지만 섭섭한 마음을 억누르고 새출발한다.
테일러는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에인절스와 계약하자마자 뉴욕 양키스와 홈경기에 8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9일 다저스에서 방출된 뒤 8일 만에 새 팀을 찾아 에인절스의 붉은색 유니폼을 입었다. 이날 첫 경기는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고, 시즌 타율은 1할8푼4리(38타수 7안타)로 더 떨어졌다.
‘디애슬레틱’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전 테일러는 다저스에서 방출된 순간에 대해 “울컥한 순간이었다. 다저스에서 9년을 보냈는데 이제는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새롭게 시작하고, 다음 장을 열 시기다. 에인절스에서 그걸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테일러는 2016년 7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뒤 기량을 꽃피웠다. 2017년 21홈런을 터뜨리며 타격에 눈을 떴고, 내외야를 넘나드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를 다 메웠다. 2021년에는 데뷔 첫 올스타에도 선정됐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와일드카드 단판 승부에서 9회 끝내기 투런 홈런으로 최고의 순간을 보냈다.

LA 다저스 시절 크리스 테일러. /OSEN DB
그해 시즌을 마친 뒤 다저스와 4년 6000만 달러에 FA 계약도 했다. 그러나 이후 기대 이하 성적으로 몸값을 못했고, 지난해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는 28경기 타율 2할(35타수 7안타) 무홈런 2타점 OPS .457로 바닥을 쳤다. 지난 4일 토미 에드먼의 발목 부상으로 메이저리그 콜업된 김혜성이 기대 이상 적응력을 보이자 다저스는 결단을 내렸다. 에드먼이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오자 김혜성을 로스터에 남기고 테일러를 방출한 것이다.
예상 밖 결정이었다. 올해 연봉 1300만 달러, 내년 1200만 달러 팀 옵션 거부시 400만 달러 바이 아웃 금액을 더해 1700만 달러 계약이 남은 상태에서 시즌 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테일러를 보냈다. 9년 전 트레이드로 테일러를 데려와 FA 계약까지 안겨줬던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운영사장은 “우리 구단의 가장 위대한 순간들을 함께한 선수였지만 더 많은 승리가 필요한 팀으로선 어려운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테일러는 “지난 몇 시즌 동안 내가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난 아직 증명할 게 많다고 느낀다.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경기에 많이 나서지 않아 체력도 넘치는 상태”라고 자신했다.
![[사진] LA 에인절스 크리스 테일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28/202505272200771170_6835ba5d62381.jpg)
[사진] LA 에인절스 크리스 테일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부진을 에이징 커브가 아닌 스윙 메커니즘의 문제라고 짚은 테일러는 에인절스에서 보다 많은 타석에 들어서 타격 반등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다저스에선 내가 맡은 역할상 출장 기회가 많지 않았다. (에인절스에서) 꾸준히 타석에 설 수 있다는 점이 정말 기대된다. 올해 좋은 야구를 하고 있는 에인절스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론 워싱턴 에인절스 감독은 “테일러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경험을 갖고 있다. 많은 전쟁을 치러봤고, 젊은 선수들이 시즌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는 본보기 같은 선수다. 그는 다저스에서 매일 전력을 다해서 뛰었고, 계속 이기는 팀의 일원이었다. 우리는 그런 문화를 원한다”며 “중견수로도 뛰고, 내야에서도 뛸 것이다. 어디서든 뛸 수 있는 선수”라고 기대했다.
2016~2021년 6년간 다저스에서 함께한 에인절스 마무리 투수 켄리 잰슨도 테일러를 반겼다. 잰슨은 “테일러는 정말 멋진 친구다. 오랜 시간 함께한 팀 동료와 다시 같이 뛰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테일러가 우리 팀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다”며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 그에겐 아직 뛸 수 있는 힘이 남아있다. 출장 기회가 늘어나면 우리가 승리를 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고 재기를 바랐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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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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