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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란 듯이…英국왕, 48년 만에 캐나다 '왕좌의 연설' 왜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7일(현지시간) 영국 국왕으로서는 48년 만에 처음으로 캐나다 오타와 의회 개원식에 참석해 ‘왕좌의 연설(The Speech from the Throne)’을 했다.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이 27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 상원에서 왕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州)로 만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에 맞서 영국 국왕을 왕으로 섬기는 영연방 국가인 캐나다 의회에서 영국의 국왕이 직접 나서 캐나다의 정체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찰스 3세는 이날 연설에서 캐나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와 합병 위협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캐나다의 자결권과 독립성을 강조했다. 그는 “캐나다는 오늘날 또 다른 중대한 순간을 맞고 있다”며 “민주주의와 다원주의, 법치주의, 자결권과 자유는 캐나다인들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이며 정부가 반드시 보호하겠다고 다짐하는 가치”라고 말했다.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이 27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 상원에서 왕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찰스 3세는 이어 “비록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지난 수십 년간 캐나다인들에게 번영을 가져다준 개방적 글로벌 무역 체제가 변화하고 있다”며 “동반자 국가들과 캐나다의 관계 역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캐나다인이 주변의 급격히 변화하는 세상에 대해 불안과 우려를 느끼고 있다”며 “근본적인 변화는 항상 불안감을 조성한다”라고 말했다.

애둘러 표현하긴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무역 체제가 변화하고 있고, 이로 인한 전 세계적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음을 지적한 말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7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찰스 3세가 보낸 초청장에 적힌 그의 서명을 들어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왕좌의 연설은 국왕이 의회 개원을 알리고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연설로 영국 국왕의 의회 연설인 ‘킹스 스피치’(King’s Speech)에 해당한다. 캐나다는 통상 영국 국왕의 대리인인 캐나다 총독이 연설을 맡아왔지만, 올해 찰스 3세가 직접 연설에 나선 것 자체가 미국에 대한 메시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찰스 3세의 모친인 고 엘리자베스 2세는 70년 넘는 재위 기간 1957년과 1977년 단 두 차례 캐나다에서 왕좌의 연설을 했을 정도로 왕좌의 연설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찰스 3세는 오는 9월 트럼프 대통령을 국빈으로 영국에 초청한 상태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 2월 방미 때 찰스 3세의 초청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는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환하게 웃으며 “그는 아주 훌륭한, 훌륭한 신사이고 정말 멋지다”며 그 자리에서 찰스 3세의 서명을 직접 확인하고는 “서명은 대단하고 아릅답다. 국왕은 아름다운 사람이고 훌륭한 사람”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오른쪽)이 2019년 6월 3일 당시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해 버킹엄궁 연회장에서 열린 국빈만찬을 진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집권 1기 때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국빈으로 초청돼 영국을 방문했다. 당시 영국은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에 맞춰 호화로운 환대를 준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깊은 감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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