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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필향만리’] 避世 避地 避色 避言(피세 피지 피색 피언)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현명한 이가 회피하는 사회는 결국 망한다. 말답지 않은 말을 피하고 일이 잘못될 조짐을 피하는 일이야 개인이 원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이고, 못된 풍토가 형성된 지역을 떠나는 일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진실로 현명한 이가 불의를 바로잡을 생각을 포기하고 아예 세상을 등져버린다면 그런 세상은 망할 수밖에 없다. 공자는 피지·피색·피언과 함께 아무리 노력해도 구제할 수 없는 세상은 피하는 것이 현자의 도리라는 점을 말했지만, 국민은 현자가 세상을 피하지 않도록 현자를 알아 모시는 눈을 가져야 한다. 현자 한 사람이 세상을 구한 사례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避: 피할 피, 色: 빛(기미·조짐) 색. 현명한 이는 세상을 피하고, 땅(지역)을, 기색을, 말을 피하기도 한다. 32x64㎝.
맹자는 “선비는 언로가 막혀 곤궁하면 홀로 자신만이라도 착하게 살고, 언로가 트여 소통이 되면 두루 천하를 구제한다(궁직독선기신 달직겸제천하·窮則獨善其身 達則兼濟天下)”고 했다. 그러므로 국민은 현자가 세상을 피하지 않도록 언로가 트인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거짓말부터 몰아내야 함은 당연하다. 말이 통하는 세상이 되어 다수의 현자 그룹이 형성되면 어중이떠중이가 입후보하는 일이 없어져서, 현명한 지도자를 뽑을 수 있다. 국민의 의식이 바로 서야 비로소 현명한 지도자를 맞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때이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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