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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의 사람 사진] 25년 우포늪 지킴이 주영학씨

중앙일보

2025.05.28 08:14 2025.05.2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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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도 우포늪을 지켰어요”
“우포늪 지킴이 주영학씨를 추천합니다.

그는 2011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요.

2013년 역대 대통령들과 함께 현대 한국 인물사에 수록됐습니다.

우포늪을 알리는 창녕군 홍보 포스터의 모델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분의 헌신 덕에 오늘날 우포늪이 우포늪답게 존재하는 겁니다.

참! 하나 더! 중학교 국정교과서에도 수록됐다더라고요.”

이는 낭만포토클럽 현영찬 대장이 주영학씨를

사람사진으로 추천한 이유다.

사실 20년 전인 2005년 주영학씨를 우연히 만난 적이 있었다.

우포늪 일대 취재 중에 가는 곳마다 그가 홀연히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실 우포늪은 우포·목포·사지포·쪽지벌의 4개 권역,

총면적 2.31㎢의 대한민국 최대 내륙 습지다.

이리 넓은데도 그는 오토바이를 타며 살피거나,

손으로 쓰레기를 치우거나, 쪽배를 타며 늪을 지키고 있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났건만, 그는 그대로 우포늪을 지키고 있었던 게다.

그렇다면 그가 우포를 지키게 된 계기는 뭘까.

“1997년 외환위기 때 대구의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인 우포로 왔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2000년부터 우포늪 감시원으로 위촉됐습니다.”

사실 그가 환경 감시를 시작할 땐 환경에 관한 인식이 거의 없을 때였다.

“당시 늪엔 우리 생태계를 위협하는 뉴트리아, 황소개구리 천지였습니다.

특히 뉴트리아는 1년에 네 번 번식할 정도니 잡는 게 최선이었죠.

하도 많이 잡으니 꿈에 나타나 놀라 잠을 깬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불법 어획, 쓰레기 투기, 토지 형질 변경 또한 허다했고요.”

환경 감시가 주 업무지만, 우포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일도 그의 몫이다.

그는 2008년 람사르 총회 당시 세계 150여 개국 손님의 길라잡이 역할은

물론이거니와 세계 각국 뉴스에 등장하는 모델 역할까지도 했다.

나아가 우포를 찾는 사진작가들의 풍경 속 모델로도 정평이 나 있다.

새벽 어스름에 그가 쪽배를 저어가는 모습 자체가 우포늪이니 말이다.

※ The Joongang Plus ‘권혁재 의 더사람 +’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와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권혁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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