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찬스’로 사면된 미국 1050만 달러 탈세범?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의 100만 달러 기금 모금 만찬에 참석한 엘리자베스 파고(가운데). 파고는 아들인 탈세범, 폴 월잭(오른쪽)의 사면을 탄원했고, 트럼프는 모금 직후 사면을 해줬다고 미 언론은 비판한다. [사진 페이스북]](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29/60313307-eaaf-4bd4-b66c-44db4141ebbb.jpg)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에서 요양원을 운영하던 폴 월잭(55)은 13개 횡령죄를 저질러 2023년 기소됐다. 대학 중퇴 후 어머니 엘리자베스 파고(74)가 운영하는 요양원 사업에 합류해 최고경영자(CEO)가 된 월잭은 개인적으로 회삿돈을 쓰다가 기소됐다.
그는 탈루한 1050만 달러(약 144억원) 가운데 일부는 200만 달러(약 28억원)짜리 요트를 사고 명품을 사는 데 썼다. 월잭은 지난해 11월 유죄를 인정하고 440만 달러(약 60억원) 배상금을 납부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초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당시 연방법원 판사는 “부자에게 감옥을 피할 수 있는 ‘프리패스(면죄부)’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상황은 뒤집혔다. 어머니인 파고가 지난달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1인당 100만 달러(약 14억원)짜리 만찬에 참석하면서다. 초대장엔 “테이블에 촛불을 켜놓은 정찬이며, 소수만 참석한다”는 요지의 글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NYT는 “3주도 지나지 않아 트럼프는 월잭에 대해 전면적이고 무조건적인 사면을 하겠다고 서명했다”고 전했다.
사면 신청서에는 어머니 파고가 트럼프 대선 캠프를 위해 최소 3차례에 걸쳐 수백만 달러를 모금했다는 점이 적혔다. 또한 파고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캠페인에 악재 요소였던 딸 애슐리 바이든의 일기장을 대중에 공개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고 한다.
백악관은 NYT에 “월잭과 그 가족이 보수 정치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바이든 행정부의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사실상 바이든 정권 검찰로부터 표적 기소가 됐다는 주장이다. 외신은 사면 이후 월잭이 “폴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쓰인 모자를 쓴 사진을 SNS에 올렸다고 전했다.
지난 26일 트럼프는 뇌물 수수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받고 수감 중이던 전직 보안관 스콧 젠킨스도 사면했다. 젠킨스는 훈련받지 않은 민간인 8명에게 돈을 받고 보조 보안관 직위를 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트럼프는 “젠킨스가 바이든 행정부의 법무부에 의해 부당하게 기소됐다”고 주장하며 사면했다.
서유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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