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버스 노조, 협상 결렬인데 파업 유보…“새 정부 믿는다”
시내버스 노사가 총파업을 예고했던 28일 노사 협상이 결렬된 서울에선 출근 대란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노조가 파업을 유보하면서다. 이날 오전 파업에 들어갔던 부산에선 오후에 노사 협상이 타결되면서 버스 운행이 재개됐다.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조합)과 서울시 버스노동조합(노조)은 28일 자정까지 이어진 마라톤 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파업이 예상됐지만 협상이 결렬된 직후 열린 서울 버스 노조 지부위원장 총회에서 노조는 파업 잠정 유보를 결정했다.
서울 버스 노조 측은 6월 3일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산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정기성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통상임금은 각종 수당 책정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할 경우 최종 임금도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노조는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고 새 정부가 구성되면 쟁점인 통상임금 문제가 노조에 유리하게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 그간 조합이 지급하지 않았던 돈을 ‘체불임금’이라고 주장한다. 박점곤 서울시버스노조 위원장은 “새로운 정부가 구성되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임명되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되면서 체불임금이 신속히 확보될 것”이라며 “조합원 권리를 단 1원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파업 대신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접수하고, 현재 진행 중인 통상임금 소송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노조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앞으로 사측과의 임금 교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유보 없는 총파업을 단행하겠다”며 파업의 여지를 남겼다.
부산은 버스 노조가 28일 파업에 돌입했지만 8시간 만에 협상을 타결했다. 이에 따라 28일 오전 4시30분 첫차부터 멈춰섰던 부산 시내버스 2517대는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부산 버스 파업의 주요 배경도 통상임금이다. 부산노동위는 중재안에서 단체협약 변경을 통해 노조엔 임금 인상을, 사측엔 통상임금 조정의 충격을 줄일 수 있는 임금체계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명목상 상여금·하계휴가비를 폐지하는 대신 이 돈을 기본급·근로수당 등에 포함시켜 임금을 10.48% 인상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임금 인상률(10.48%)이 과도하다는 우려도 나왔다. 부산 시내버스도 부산시가 버스 사업자의 적자를 일부 메워주는 준공영제다. 정헌영 부산대 도시공학과 명예교수는 “버스 준공영제의 정책적 취지는 바람직하지만 지자체 재정 부담 해소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희철.김민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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