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풍선 방치해 오물풍선” “중국인 카지노, 북 공격 막아”…또 외교논란 발언
6·3 대통령선거에 후보로 나선 유력 주자들이 지난 27일 마지막 TV토론회에서도 외교적 우려를 살 수 있는 경솔한 발언들을 쏟아냈다.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서해 도서에 중국인을 위한 카지노 같은 것을 개설하면, 중국인들이 많이 와서 북한이 (우리나라를) 공격하기 어렵다”는 김 후보의 과거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지금도 우리나라에 외국인들이 많이 관광을 오고, 미군이 주둔하고, 이런 것이 우리 방어력에 중요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특히 중국인들도 서해와 가깝기 때문
민간인인 외국인 관광객을 대북 방어와 연결짓고, 중국을 거명하는 등 특정 국가까지 언급하는 건 한국이 이들을 단순 볼모나 방패막이처럼 인식하는 것 아니냐는 불필요한 의구심을 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후보는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추진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또는 한국식의 독특한 방식도 얼마든지 협의할 수 있고, 핵잠수함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 정부가 공식적으로 비확산 체제 수호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체 핵무장은 곧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 될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날 접경지의 긴장 고조와 관련, “(윤석열 정부가) 대북 풍선을 방치하는 바람에 대남 오물풍선이 증가했고, 서로 쌍방 소음 방송을 하며 격화됐다”고 답했다.
오물 풍선과 대북 확성기 대응, 북한의 맞대응 등으로 접경 지역의 긴장감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다만 책임을 전단 살포로만 돌리는 건 자칫 이를 갖은 도발의 빌미로 삼는 북한의 논리를 되풀이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2023년 9월 헌법재판소가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한 법 조항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으로 결정한 만큼 ‘방치’라는 표현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
이 후보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지금처럼 불필요하게 적대할 필요가 없다”고도 말했다. 한·러 관계 악화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한과의 불법적 군사 협력 때문이라는 점을 함께 짚지 않는 건 균형감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와 관련, “이미 배치가 끝났기 때문에 굳이 이 문제를 꺼내는 것은 외교안보 전략상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한국은 한국의 독자적인 미사일 방어체제로 방어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내놨다.
북한 핵·미사일 억제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를 비롯한 3축 체계가 중심이 돼야 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체계 개발 완료 및 실전 배치까지의 공백 등과 북한의 미사일 기술 고도화 수준을 고려할 때 중층적 방어망 구축은 필수이며, 이를 위해 사드는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정영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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