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4-1' 대역전극 보여준 첼시, 베티스 꺾고 UECL 우승! 세계 최초 UEFA '그랜드슬램'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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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첼시가 유럽 축구 역사를 다시 썼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모든 클럽 대회에서 우승한 최초의 구단이 됐다. 

첼시는 29일(한국시간) 폴란드 브로츠와프의 스타디온 미에이스키에서 열린 2024-2025시즌 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결승전에서 레알 베티스를 4-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전반 9분 선제골을 허용한 뒤 후반에만 4골을 몰아넣는 완벽한 반전 드라마였다.

이로써 첼시는 챔피언스리그(UCL), 유로파리그(UEL), 슈퍼컵(UEFA Super Cup), 그리고 컨퍼런스리그(UECL)까지 UEFA가 주관하는 모든 클럽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최초의 구단이 됐다. 1998, 2021 슈퍼컵, 2012-2013, 2018-2019 유로파리그, 2011-2012, 2020-2021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이어 남은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첼시는 4-1-4-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니콜라 잭슨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노니 마두에케-엔소 페르난데스-콜 파머-페드로 네투가 공격 2선에 섰다. 모이세스 카이세도 홀로 포백을 보호했고 마르크 쿠쿠렐라-브누아 바디아실-트레보 찰로바-말로 귀스토가 수비 라인을 구성했다. 골문은 필립 요르겐센이 지켰다. 

경기 초반 흐름은 베티스가 완전히 장악했다. 전반 9분 이스코의 환상적인 노룩 패스를 받은 압데 에잘줄리가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어 마르크 바르트라의 중거리 슈팅, 카르도주의 결정적인 찬스까지 첼시는 수세에 몰렸다. 말로 귀스토는 측면 수비와 빌드업 모두에서 흔들리며 베티스 공격의 주 타깃이 됐다.

마레스카 감독의 교체 카드가 승부를 바꿨다. 0-1로 전반전을 마친 첼시는 후반 시작과 함께 귀스토 대신 리스 제임스를 투입했고, 전술적 유연성이 더해졌다. 여기에 콜 파머의 롤이 자유로워지면서 첼시의 공격은 살아났다. 후반 20분 파머의 크로스를 엔소 페르난데스가 머리로 연결해 동점골을 터뜨렸고, 5분 뒤 파머의 또 다른 크로스를 잭슨이 헤더로 마무리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잭슨은 이후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됐지만, 첼시는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38분 교체 투입된 제이든 산초가 감아차기 슛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만들었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카이세도가 중거리 슈팅으로 쐐기골을 터뜨렸다. 첼시 벤치는 환호했고, 베티스는 경험 부족과 체력 고갈 속에 무너졌다.

결승전 선발에서 제외된 후반전 주역 리스 제임스는 경기 후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선발 제외는 충격이었지만, 후반에 기회를 받으면 팀을 돕겠다고 마음먹었다. 우리에겐 반응이 필요했고,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마레스카 감독은 데뷔 시즌에 프리미어리그 4위로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확보하고, 유럽 대항전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지난 시즌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첼시는 단 한 시즌 만에 다시 유럽 정상권을 논할 수 있는 위치로 복귀했다. 오는 6월 열릴 2025 FIFA 클럽 월드컵에 앞서, 자신감이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장착했다.

레알 베티스는 구단 역사상 첫 UEFA 주관 클럽대항전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아쉬운 후반전 경기력으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베테랑 이스코의 창조성과 전반전의 저돌성은 인상적이었지만, 경험과 뒷심 부족은 뼈아팠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