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만 기다렸다"…'19.5%' 전국 사전투표소, 하루종일 긴 투표행렬로 '장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사전투표 첫날인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유권자 4439만1871명 중 19.58%(869만1711명)가 투표에 참여했다. 사전투표가 전국단위 선거에 처음 적용된 2014년 이후 첫날 사전투표율 중 최고치다. 이날 최종 투표율은 2022년 20대 대선의 첫날 사전투표율(17.57%)보다 2.01%포인트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전남의 사전투표율이 34.96%로 가장 높았고, 전북(32.69%), 광주(32.10%), 세종(22.45%) 등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19.13%), 인천(18.40%), 경기(18.24%) 순으로 사전투표율이 높았다. 강원(20.83%), 제주(19.81%), 충북(18.75%), 대전(18.71%), 충남(17.93%), 울산(17.86%), 부산(17.21%), 경남(17.18%), 경북(16.92%), 대구(13.42%)도 10% 이상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최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남 여수국가산단 인근의 주삼동주민센터에서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 황재균(61)씨는 “전남 경제의 주춧돌이던 여수산단이 장기간 불황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며 “여수산단의 위상을 되찾고 나라 경제를 일으킬 후보에게 한 표를 던졌다”고 했다.
경남 지역 18개 시·군 305개 사전투표소에도 아침부터 유권자 발길이 이어졌다. 경남도청과 경남교육청 등 관공서가 모인 창원시 성산구 경남연구원 사전투표소에는 오전 7시부터 사전 투표를 하려는 직장인들로 붐볐다.

진해해군기지사령부와 가까운 창원시 진해구 도천초등학교 사전투표소에는 온종일 군복 차림의 장병이 몰렸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소 두 곳이 있는 거제시 사전투표소에는 작업복을 입고 투표하는 시민이 많았다.
선거 때마다 사전투표율이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대구에서도 이날 150개의 사전투표소가 북적였다. 이날 오전 10시 대구 달서구 장기행정복지센터 3층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시민 최은진(39·여)씨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투표하러 왔다”며 “요즘 경기가 너무 안 좋은데 새 정부가 빠르게 회복시켜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공약집을 정독하고 투표했다”고 말했다.

대구에 사는 60대 부부는 “사전투표는 각종 (부정선거) 의혹이 많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사전)투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서 왔다”며 “모쪼록 공정한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대구 달성군 유가읍행정복지센터 내 사전투표소에서 이날 오전 투표를 했다. 올림머리를 하고 흰색 운동화에 남색 재킷을 입은 박 전 대통령은 “사전투표를 적극적으로 많이 해주셔야 투표율이 올라간다”며 “꼭 투표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수 단일화 등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제가 지금 말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시민 김모(91)씨는 “국민이 원하고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는 후보를 뽑고 싶어 빨리 투표하러 왔다”며 “지금 나라가 어려운데 나라를 살릴 후보가 당선돼 잘 이끌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전투표 열기만큼이나 투표소 안팎에서는 선거사무원을 폭행하거나 투표용지를 훼손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광주광역시 북구 오치1동행정복지센터에서는 이날 오전 10시40분쯤 50대 남성 A씨가 선거사무원 B씨의 뺨을 때린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체포됐다. A씨는 투표소 입구에서 특정 후보의 얼굴이 실린 공보물을 바닥에 부착하려다가 B씨가 제지하자 난동을 부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오전 6시20분쯤 광주 서구 상무1동 사전투표소에서는 신원미상의 인물이 자신의 투표용지를 손으로 찢어 선관위가 신원 파악에 나섰다.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사전투표일을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거짓 기표 방법을 유포한 D씨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D씨는 자신의 SNS에 ‘부정선거를 막기 위해 본인 도장을 잊지 말고 투표지에 꼭 찍어야 한답니다, 선거 날 본인 도장을 잊지 말고 꼭 찍읍시다’라는 내용을 게시·유포한 혐의다. D씨가 게시한 내용대로 투표용지에 본인의 도장을 찍을 경우 ‘무효’가 된다.
최경호.박진호.백경서.안대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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