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인구 증가율, 오일 머니…신흥 시장으로 떠오른 중동

트럼프 리스크로 대미 수출 감소가 현실화된 가운데 중동이 잠재력 높은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높은 인구 증가율과 국부펀드 주도 투자에 힘입어 성장 여력이 크다는 평가다. 최근 현대차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 첫 생산공장 착공하는 등 한국 기업들의 진출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전체 한국 수출에서 중동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9%로 아직 미미하다. 그러나 ‘오일 머니’ 기반의 적극적인 투자 확대로 경제 성장세가 이어지며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중심으로 국부펀드를 경쟁적으로 투입하며 첨단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중동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로, 지난해 성장률(2.1%)의 2배 가까운 수준이다.

특히 현대차는 이달부터 사우디 국부펀드와 합작해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 중동 첫 생산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중동은 물론 아프리카까지 아우르는 수출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우디가 미래 산업 정책의 일환으로 자동차 산업 부흥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적기에 투자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신흥 수출시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중동 진출에는 걸림돌이 따른다. 지역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역내 물류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고, 정치·문화적 차이로 초기 네트워크 구축에도 제약이 따른다. 최소자본·설비투자 요건 등 초기 비용 부담도 적지 않아 중소기업일수록 진입 장벽이 높다.
특히 자국민 의무 고용 제도 등 자국 우선주의 정책은 실질적인 부담으로 꼽힌다. UAE는 지난해부터 20인 이상 직원을 고용한 민간 부문 기업에 자국민 고용을 의무화했고, 2026년까지 그 비율을 10%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UAE 국적 근로자는 타 국적 대비 임금 수준이 높고, 전문성이나 근태 관리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일부 한국 기업은 요건을 채우지 못해 벌금을 납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인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중동지역본부 부장은 “현지 법인을 세우지 않으면 국책 사업 참여에 제한을 두거나 현지 부품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진출 애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인구 증가와 외국인 유입으로 소비시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진출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상현([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