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딤섬에 참치 해체쇼…20만원 뷔페, 양껏? 취향껏!
서울에는 4성급 이상 특급호텔만 100곳이 넘는다. 서울 호텔가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가 뷔페 레스토랑이다. 1970~80년대 특급호텔이 경쟁적으로 뷔페 레스토랑을 열면서, 고급 외식의 대표 주자가 됐다. 70년대 5000원가량에 불과했던 호텔 뷔페 이용료가 이제 20만원을 넘본다.과거엔 ‘양껏 먹는 게’ 자랑거리였지만, 지금은 ‘골라 먹는 게’ 더 중요한 시대다. 눈높이가 높아졌고, 취향이 다변화했다. 좋은 요리 찾아 먹고, 인증 사진 찍고, 분위기를 누리면서 뷔페의 매력을 즐긴다. 경쟁의 중심에 서 있는 특급호텔 뷔페 레스토랑 네 곳을 다녀왔다. 품질, 조리 방식, 서비스까지 저마다 차별화한 전략으로 승부를 건다.
품격의 기준 - 더 파크뷰(서울신라호텔)

더 파크뷰는 중식·이탈리안·베트남식 등 파트별로 현지 출신 셰프를 배치한다. 전문성이 남다른 비결이다. 이를테면 딤섬은 30년 경력의 중국 출신 리자원(49) 셰프가 책임지는데, 하가우(새우 교자)·창펀(광둥식 전병 요리) 같은 정통 딤섬도 라이브 스테이션에서 바로 조리해 내놓는다. 딤섬의 본고장인 홍콩에서도 창펀을 즉석에서 선보이는 호텔 뷔페는 찾아보기 어렵다. 북경오리도 더 파크뷰가 자랑하는 메뉴다. 베이징 출신 셰프가 이틀에 걸쳐 굽고 말리고 굽는 과정을 반복해 ‘겉바속촉’의 한 경지를 만들어낸다.

조식 메뉴 중에서는 생과일주스와 갓 구운 베이커리가 단연 인기다. 두 메뉴 모두 점심·저녁보다 종류가 많다. 현재 점심·저녁은 생맥주가 무제한이다.
선택과 집중 - 더 킹스(앰배서더 서울 풀만)

‘더 킹스’는 KBS2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숱한 어록을 남긴 신종철(54) 총주방장이 이끄는 뷔페 레스토랑이다. 메뉴는 저녁 기준 약 150종으로, 다른 호텔보다 가짓수가 적다. 대신 완성도에 승부를 건다.
이를테면 조식에 제공하는 김치찌개는 멸치를 두 번에 걸쳐 우린 육수에 21일간 숙성한 김치만 쓴다. 스테이크용 브라운소스는 무려 닷새에 걸쳐 끓인다.


LA갈비도 베스트 메뉴로 꼽힌다. 6시간 이상 3단계에 걸쳐 숙성해 굽는데, 한 대만 먹어도 고기의 풍미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 갈비는 양념이 잘 배고, 먹기 좋도록 1㎝의 두께를 철저히 지킨단다. 참고로 더 킹스는 현존 최장수 호텔 뷔페다. 호텔의 전신인 ‘금수장’에서 1977년 시작해 오늘에 이른다.
글로벌 스탠다드 - 더 마켓 키친(포시즌스)

조식 이용자는 외국인이 대부분인데, 의외로 한식 비중이 크다. 최고의 인기 메뉴는 떡볶이·호떡·튀김·닭강정 같은 ‘K스트리트 푸드’다. 고재탁(38) 총주방장은 “외국인에 한국 문화를 알리자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인증 사진을 담아갈 만큼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참치 해체 쇼를 선보이는 금요일 저녁 뷔페는 매주 ‘완판’이 이어지고 있다. 오후 7시쯤이면 막 썰어낸 참치가 해산물 섹션에 올라온다. 대뱃살이나 배꼽살 같은 인기 부위는 경쟁이 치열하다.
입구에 자리한 디저트 섹션은 서울의 특급호텔 뷔페 중에서 손꼽힐 만큼 규모가 성대하다. 순금으로 치장한 1.6m 높이의 초콜릿 분수는 어른이 더 좋아한다.
삼대가 즐긴다 - 라세느(롯데호텔 서울)

라세느는 전통적으로 구이 요리에 강하다. 랍스터를 비롯해 우대갈비·채끝구이 등을 즉석에서 석쇠에 구워 내놓는다. 대표 메뉴는 단연 양갈비구이와 랍스터구이다. 양갈비는 지방과 근막 따위를 말끔히 손질한 ‘프렌치 랙’만 사용한다. 야들야들 부드럽고 불향이 살아있다. 주말 한 타임에 최소 50㎏ 이상의 양갈비가 소모된다. 랍스터도 점심·저녁 손님의 집중 공략 대상인데, 한 달에 약 1억5000만원어치가 소진된다.


꿀팁 하나. 생일·기념일에 가면 기념사진과 케이크로 이벤트를 해준다. 폴라로이드 사진이 아니라, 고화질 사진을 프린트해 액자에 넣어 준다. ‘사귄 지 300일’ 등의 소소한 기념일도 별도 증빙 필요없이 누구나 이벤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백종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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