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마리우폴 무차별 폭격 러시아 장교, 자폭테러로 사망"
러 당국 "우크라 연루 가능성 등 조사"
러 당국 "우크라 연루 가능성 등 조사"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흑해 연안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대한 무차별 폭격을 주도했던 러시아군 지휘관이 29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로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CNN 방송과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남부 스타브로폴에서 예비역 소령 자우르 구르치예프(34)가 피살됐다.
구르치예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2월 말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된 마리우폴 포위전 당시 민간인과 군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인 폭격을 퍼부었던 인물이다.
이로 인해 마리우폴에선 최소 8천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지만, 구르치예프는 전쟁영웅으로 귀국해 다수의 훈장과 메달을 받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러시아 법집행기관과 관련된 텔레그램 계정에는 구르치예프가 목숨을 잃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 TV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주차장에서 휴대전화를 보며 기다리던 남성이 구르치예프에게 접근하고 곧이어 폭발이 일어나는 모습이 담겼다. 두 사람은 현장에서 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수사당국은 다발성 손상을 입은 남성 두 명의 시신이 건물 앞에서 발견됐다면서, 살인과 불법 폭발물 소지 혐의에 대해 조사하는 형사 사건 조사가 개시됐다고 밝혔다.
구르치예프에게 접근해 자폭한 것으로 보이는 남성의 신원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타스 통신은 현지 응급구조대를 인용해 폭발 현장 인근 아파트에 살고 있던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언론들은 그가 수류탄이나 TNT 등 폭발물을 이용해 자살폭탄 공격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프 스타브로폴 주지사는 구르치예프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우크라이나가 연루된 테러 공격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아직 이번 공격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러시아에서는 지난달에도 러시아군 고위 간부가 차량 폭발로 숨지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여한 인사들을 겨냥한 보복 암살로 보이는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해당 간부를 살해한 혐의로 우크라이나 정보 요원을 구금했으며, 사건에 대한 자백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2022년 2월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2014년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육로로 연결하는 전략 요충지인 마리우폴을 빼앗기 위해 86일간 포위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마리우폴의 주택 90%가 파손됐고 인구 43만명 중 약 35만명이 고향을 잃고 피란민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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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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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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