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철강 관세 25%→50% 인상"… 日, US스틸 인수와 맞물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외국산 철강 제품에 부과 중인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외곽에 위치한 US스틸 공장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 철강 산업을 더욱 탄탄하게 할 것"이라며 관세 인상 계획을 밝혔다. 이번 조치는 내달 4일부터 발효된다.

그는 지난 3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외국산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당시 조치의 연장선에서 관세율을 두 배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 관세 체제에서는 허점이 있었다면서 "이 조치(50%로 인상)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및 투자와 맞물려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국가안보 우려로 막아왔던 인수에 대해 사실상 승인 결정을 내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 협약을 '계획된 협력관계'(Planned Partnership)라고만 표현했다. 해당 표현의 의미는 양사 모두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세부 내용은 불확실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시작하며 "오늘 우리는 역사적인 미국 기업(US스틸)이 미국 업체로 남아있을 것을 보장하는 '블록버스터 협약'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며 "US스틸은 위대한 도시 피츠버그에 본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강 관세 인상 계획을 밝힌 뒤에는 "이 투자 결정을 내린 이 그룹은 매우 기뻐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로 인해 누구도 여러분의 산업을 훔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라며 "25%에서는 그 장벽을 넘을 수 있지만, 50%에서는 더 이상 넘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일본제철 인수에 반대했던 당초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그들은 정말 위대한 일을 하고 싶어 하고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경영) 통제권을 갖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모두 함께 협력할 것이고 우리는 워싱턴에 있지 않고 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대미 철강 투자액이 140억 달러(약 19조4000억원)라고 발표하며 "단일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이며 미국 철강 역사상 가장 큰 투자"라며 "피츠버그는 곧 세계에서 다시 한번 '철강 도시'(Steel City)로 인식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투자의 지출 대부분은 향후 14개월 이내에 이뤄질 것"이라며 "이는 펜실베이니아에 10만개를 포함해 미국에 1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고나 아웃소싱은 전혀 없을 것이며, US스틸 노동자는 곧 5000 달러의 보너스를 받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철강 관세 인상 방침이 현실화하면 이미 25% 관세 부담을 안고 있는 한국 철강업계의 대미 수출 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전체 철강 수출액 중 미국 비중은 약 13%를 차지했다.

미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철강 수입 상위 국가는 캐나다(71억4000만 달러·23%), 멕시코(35억 달러·11%), 브라질(29억9000만 달러·9%), 한국(29억 달러·9%), 독일(19억 달러·6%), 일본(17억4000만 달러·5%) 순이었다.




이해준([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