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 감독에 패배' 맨유, 아시아 무대에서도 인기 '휘청'..."티켓이 남아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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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인기가 아시아에서도 휘청거린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아시아 시장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층이 붕괴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세계 축구팀 중 가장 인기가 많은 팀이다. 소셜 미디어 팔로워 수, 유니폼 판매 매출, 각종 이벤트와 마케팅 시장을 모두 통틀어 FC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프로 구단이다.
한국에서의 인기도 엄청나다. 지난 2005년 입단한 박지성을 통해 해외축구를 접하게 된 팬들이 급격히 많아졌고 이 중심엔 맨유가 있었다.
맨유의 인기 비결은 뭐니뭐니 해도 성적이었다. 알렉스 퍼거슨이라는 전설적인 감독의 지도 아래 맨유는 유럽을 호령하는 최강의 팀이었다.
알렉스 퍼거슨 경의 은퇴와 함께 맨유의 암흑기가 시작됐다.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 반 할, 조세 무리뉴, 올레 군나르 솔샤르, 에릭 텐 하흐 등이 맨유의 부흥을 공언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특히 2024-2025시즌 맨유는 리그 15위(승점 42점)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리그를 마무리했다. 상위 4위권보다 강등권에 가까운 볼품없는 성적이다.
시즌이 끝나도 충격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 28일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아세안(ASEAN) 올스타와의 친선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을 마친 지 불과 이틀 만에 치른 이번 경기는 '포스트시즌 투어' 성격이었지만, 동남아 팬들의 기대와 자존심이 걸린 무대이기도 했다.
후벵 아모링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라스무스 호일룬, 카세미루, 디오고 달롯, 안드레 오나나 등 주전급을 대거 투입하며 격을 갖췄지만, 무득점 졸전 끝에 미얀마의 마웅 마웅 린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고개를 떨궜다. 특히 후반전에 주축 자원들이 대거 교체 투입된 후에도 흐름을 되찾지 못했고, 종료 휘슬과 함께 경기장은 냉담한 야유로 뒤덮였다.
뒤이어 30일 치른 홍콩과 맞대결에서는 3-1로 승리하긴 했지만, 이 경기장에서도 '맨유의 아시아 팬 붕괴' 현상을 엿볼 수 있었다는 것이 텔레그래프의 설명이다.
텔레그래프는 "2013년 이후 첫 홍콩 방문임에도 불구하고, 이는 맨유의 글로벌 매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아스날, 리버풀, 토트넘이 같은 도시에서 펼친 7월 친선 경기는 몇 시간 만에 매진됐다. 반면 맨유는 경기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도 티켓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홍콩 맨유 공식 서포터스 클럽의 서기인 나이젤 리의 인터뷰를 전했다. 리는 "예전엔 내가 맨체스터 시티 팬들 놀리던 사람이었는데, 이젠 출근하면 내가 놀림받는다"라며 "1991-1992시즌부터 맨유를 응원해왔다. 우리 세대에겐 여전히 인기가 있지만, 젊은 팬들은 많이 멀어졌다. 팀을 바꾸는 건 아니지만, 아예 축구를 덜 보거나 맨유 경기를 예전만큼 챙겨보지 않는다. 성적도 안 좋고, 예전보다 축구에 할애할 시간이 부족해진 이유"라고 전했다.
만 18세 이하 세대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경험한 적도 없다. 리는 "지금은 10대들 사이에서 맨시티, 리버풀이 더 인기다. 아스날, 첼시보다도 낮은 3위 정도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맨유는 아시아 시장에서 선구자였다. 1995년부터 정기적으로 투어를 다니며 다수의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1996년부터 2004년까지 델로이트 풋볼 머니 리그에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구단으로 군림하기도 했다. 맨유는 이번 포스트시즌 아시아 투어가 수익을 위한 것임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CEO 오마르 베라다는 '투어는 구단 수익을 증가시켜, 경기력 향상을 위한 투자로 이어진다'고 말했다"라고 알렸다.
설명에 따르면 맨유의 이번 투어 수익은 약 800만 파운드(한화 약 148억 원)로 추산된다. 이는 유로파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로 날린 5,000만 파운드(약 931억 원)에 비하면 미미한 금액이다.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상하이 에밀리옹 비즈니스스쿨의 사이먼 채드윅 교수는 "아시아에서 맨유는 '향수'에 기대는 유산 브랜드가 됐다. 젊은 팬들에게 맨유를 응원할 이유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투어는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팬이 관심 갖는 건 하나—'성공'이다"라고 덧붙였다.
리는 "이 지역에선 경기를 이겨야 팬을 끌 수 있다. 가족이나 지역 기반으로 팀을 응원하는 문화가 없기 때문에, 팬은 항상 팀을 선택할 수 있다. 성적이 떨어지면 팬 기반은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라고 짚었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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